한국에서 태어나 지난달 3일 중국으로 건너간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현지에 적응하고 있는 가운데 판다 기지 내 학대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다.
관영방송 중국중앙(CC)TV는 지난 27일 "푸바오는 5월 4일 격리·검역을 마쳤고, 중국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센터 워룽 선수핑기지 생육원으로 옮겨져 한층 더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현재 푸바오의 적응 생활은 평온하고 정상적이며 상태가 양호해 6월에 대중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로를 알 수 없는 영상을 통해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 내에서 누군가 푸바오를 맨손으로 만지는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중국 SNS 웨이보 등에는 푸바오로 추정되는 판다를 가까이에서 촬영한 사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 중국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외부와 차단돼 생활하고 있는 푸바오가 외부인과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영상 속 푸바오는 판다기지가 공식적으로 올린 영상에서와 달리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었으며 목 주위 털 빠짐은 물론 목에는 목줄을 한 흔적이 역력했다. 앞서 푸바오 이마에 난 구멍에 대해 "한 곳에 기대 자다가 생긴 것"이라는 해명과 달리 샤오치지의 이마에도 비슷한 구멍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학대 정황이 아니냐고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샤오치지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돌아온 판다로 2개월도 안 돼 대중에게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중화여행 꼬리TV' 영상 속 샤오치지의 이마에는 푸바오와 흡사한 구멍이 보이지만 영상 화질이 좋지 않아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알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선수핑기지 책임자는 "푸바오가 판다센터의 판다 집단에 더 잘 녹아들 수 있도록 기지 측은 특별히 푸바오가 (격리를 마친 뒤에도) 생육원에서 일정 시간 생활하도록 조치했다"고 했다.
중국 네티즌은 푸바오의 '비공개 접객' '목줄 착용'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푸바오를 관리하는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측에 납득할 만한 설명을 요구했다.
판다보호연구센터 측은 28일 오전 9시(현지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Q&A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오후 4시로 변경했다.
판다보호연구센터 측은 지난 24일 SNS를 통해 "인터넷에 떠도는 푸바오 사진은 '도둑 촬영자'가 찍은 것으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해명했다. 또, 다음날에는 "관계자가 아닌 사람이 푸바오를 만지거나 먹이를 주고 촬영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둑 촬영자를 경찰에 신고해놓고, 바로 다음 날 외부인 접촉 정황이 없다는 해명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아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국내 푸바오 팬들 또한 의혹 제기에 동참해 27일 서울 명동에 있는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에 '푸바오 학대 의혹을 해명하라'는 취지의 항의 문구를 붙인 트럭을 보냈다.
아울러 뉴욕 타임스퀘어에 푸바오 관련 게시물을 올리겠다며 모금 운동을 벌였다. 에버랜드 카페를 통해 진행된 카페 모금에서는 순식간에 2400만원이 모이며 모금을 조기 중단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 여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한편 미확인 소문이 확산할 경우 이를 적극 해명하고 있다. 중국의 상징인 판다를 통한 자국의 이미지 제고 노력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각국과의 판다 외교 상징이었던 판다가 계속되는 학대 논란으로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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