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손님 생일초 주면 불법이었다니…황당 규제 없어진다

입력 2024-05-28 13:12   수정 2024-05-28 13:29


앞으로 생일 케이크를 판매하면서 촛불을 낱개로 팔거나 증정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허용된다. 환경부는 제5차 적극행정위원회를 열고 9건의 적극행정 안건을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현행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다르면 생활화학제품을 제조·수입하는 자는 사전에 안전·표시기준 적합 확인을 받고 신고 후에 제품을 유통해야 한다. 소분 판매하는 행위도 '제조'에 해당돼 안전·표시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이 기준을 위반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생활화학제품을 소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관리하기 위해서다.

단 최근 제과점이나 카페, 디저트 전문점 등에서 생일초를 낱개로 제공하는 행위도 생활화학제품으로서 규제 대상이 됐다. 일부 소비자들이 생일초를 일반 소비자에게 5~10개 단위 낱개로 제공(소분 판매·증여)하는 행위가 불법이라며 행정청에 신고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는 실제 위해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는 불합리한 규제라는 비판이 있었다. 환경적·비용적 측면에서 과잉규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표시기준 준수를 위해 개별 포장을 할 경우 추가 비용이 더 들고 비닐·종이 등 폐기물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생일초 특성상 표기를 할 면적도 마땅치 않다.

이에 환경부는 안전·표시기준을 준수해 적법하게 신고된 초에 대해서 생일 및 종교 행사 등의 기념 용도로 초의 소분 판매·증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도용 자재와 제품 위생안전기준 인증심사 과정에서 서류심사와 공장심사를 통과 후 제품시험 단계에서 불합격될 경우, 최초 서류심사부터 인증심사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 절차를 개선한다. 이미 통과된 서류·공장 심사에 대해서는 간소화된 인증심사 절차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에코존에서 사용되는 일회용컵 수거·회수 시범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지자체 대신 자원순환보증금센터가 직접 폐기물처리 신고자와 계약해 일회용컵을 수집·운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밖에 △국외로 수출하는 화학물질, 등록·신고 물량에서 제외 △환경측정기기 정도검사 주기 합리화, △유해화학물질 운반용기 사용연장검사기준 개선 △열분해유 재활용 기준 합리화 △반도체·디스플레이 맞춤형고시 시설기준 개선 △국가·지자체 위탁운영시설 통합환경관리인 선임요건 완화 등이 제도 개선도 이뤄졌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환경부는 앞으로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각 유역(지방)환경청에도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상시적인 실무 소통체계를 운영하는 등 국민, 기업과의 소통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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