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 뒷자리서 주섬주섬…80대 노인, 현금 두고 내린 이유

입력 2024-05-28 15:25   수정 2024-05-28 15:26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준 경찰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순찰차에 현금을 두고 내린 노인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전 서부경찰서 구봉지구대에서 일어난 감동 영상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대전 서부경찰서 구봉지구대에 지팡이를 짚은 80대 초반의 노인이 찾아와 "택시에 지갑과 신분증을 놓고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즉시 확인에 나섰고, 약 3㎞ 떨어진 다른 지구대에 지갑이 습득물로 접수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보행이 불편한 어르신을 해당 지구대까지 경찰차로 태워 갔고, 이내 지갑은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후 경찰은 노인을 집까지 태워다 줬다.

그래도 상황이 종료된 듯했지만 아니었다. 지구대로 복귀한 경찰관들이 경찰차 뒷자리에 놓인 현금을 발견한 것. 경찰차 내부 CCTV를 확인해 보니 어르신이 이동하는 동안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더니 내려놓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경찰관의 배려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지갑에 있던 현금을 모두 뒷좌석에 놓고 내린 것이었다.

경찰은 이 돈을 다시 어르신께 돌려드리려 전화했지만 노인은 돌려받기를 극구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음 날 직접 노인의 집을 방문해 현금을 돌려줬다.

경찰은 "(어르신이 자기 지갑을) 찾아준 것도 고마운 일인데, 바쁜 와중에도 다른 지구대까지 태워다주고 다시 집 근처까지 태워준 것이 고맙다며 (돈 돌려받기를) 극구 사양하셨다"면서 "다음 날 저녁 직접 댁을 방문해 정중히 현금을 돌려드렸다. 어르신의 섬세한 마음이 저희에게는 그 무엇보다 큰 선물"이라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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