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기대감에 순항하던 게임주가 날벼락을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으로 몇몇 게임사를 현장 조사하면서다. 투자심리는 위축됐지만,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게임주로 구성된 'KRX 게임 TOP 10' 지수는 하루 만에 4.63% 하락했다. KRX 테마 지수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지수에 편입된 10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엔씨소프트(-6.73%), 펄어비스(-5.43%), 크래프톤(-5.19%)이 5% 넘게 빠졌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눈에 띄었다. 외국인은 크래프톤을 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전날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했지만 이날 매도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주식도 각각 57억원, 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최근 게임주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주요 게임사가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면서다. 펄어비스와 넷마블은 최근 공시한 올 1분기 각각 6억원, 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역시 이 기간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대비 84.9% 높은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은 310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8.8% 웃돌았다.
하지만 확률 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공정위는 전날부터 크래프톤과 컴투스를 조사하고 있다. 각 회사에 조사관을 보내 확률형 아이템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게임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컴투스의 '스타시드:아스니아 트리거'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확률 조작 관련 의혹을 인지해 조사 대상을 선별했다고 밝혔다.
확률 조작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3월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 표시가 의무화된 후 관련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게임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과 관련해 '리니지M' 운영사인 엔씨소프트, '라그나로크 온라인' 운영사인 그라비티, '나이트 크로우' 운영사인 위메이드 등 게임사를 연이어 현장 조사했다.
과징금이 부과된 사례도 있다. 1월 공정위는 넥슨코리아에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했다. 전자상거래법상 역대 최대 규모다. 넥슨코리아는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를 통해 유료 아이템 '큐브' 옵션별 출현 확률을 2010년 9월부터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현재 정부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가 게임물 구매 화면과 광고·선전문 등에 제대로 표시되고 있는지 단속하고 있다. 지금껏 국내 48건, 국외 102건 등 총 150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으며 이 중 54건은 시정 조치했다.
논란이 불거지며 주가 상승세는 꺾였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리스크를 수년 전부터 관리해왔다"며 "관련 이슈가 실적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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