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음달 국내 ETF 16개 종목이 운용사 요청에 따라 자진 상장폐지된다. 이번 상장폐지 종목 가운데 KB자산운용의 ETF만 14개에 달한다. 한화자산운용도 2개 종목이 포함됐다.
운용사 한 곳에서 한꺼번에 14개 ETF를 상장폐지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이 1년에 1~4개의 ETF를 상장폐지한다”며 “KB자산운용의 이번 결정은 전략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은 “개인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품 위주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하반기 리브랜딩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상 순자산 총액이 50억원 미만인 ETF는 상장폐지할 수 있다.
해당 ETF를 보유한 투자자는 현재 ETF 가치만큼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상장폐지일 기준으로 순자산 가치에서 운용보수 등의 비용을 차감한 해지 상환금이 지급된다.
이번 상장폐지를 계기로 소규모 ETF의 무더기 퇴출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기준 순자산 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종목은 85개에 달한다. 국내 상장된 전체 ETF 864개 가운데 10%(9.83%)에 가까운 비중이다. KB자산운용이 22개로 가장 많고 한화자산운용이 16개로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를 피하려면 ETF 투자 시 펀드 규모가 크고 거래가 활발한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운용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거래량이 감소한 ETF를 청산하고 수요가 있는 새 상품을 출시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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