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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가 미국 고물가의 숨은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주(州)에서 허리케인, 우박 등 자연재해가 급증하자 보험회사가 지역에서 철수하거나 보험료를 급격히 올리고 있어서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보험사들은 최근 주 당국에 해안 지역 보험료를 두 배로 올리고 주 평균 보험료도 42% 인상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서양에 접한 노스캐롤라이나는 해마다 허리케인 피해를 겪고 있다.
텍사스주는 지난해 지역 보험사들이 요구한 주택보험료 26% 인상을 승인했다. 미국 주는 보험료 인상폭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공청회를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보험료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22년 말부터다. 수년간 자연재해 증가로 이익이 감소하자 재보험사들은 보험금을 줄이고 지급 기준을 강화했다. 텍사스 주보험사인 페어플랜은 지난해 재보험료가 41% 올랐다고 전했다. 주택보험사 사이프러스프라퍼티앤드캐주얼티는 “폭풍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저렴한 재보험은 더 이상 없다”며 텍사스 내륙 지역에서 주택 보험 판매를 줄였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택보험업계는 보험료 1달러당 11센트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재보험업계는 수익률 19.3%를 올리며 수년 만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리사 밀러 전 플로리다주 보험규제국 부국장은 “작년 오른 재보험료가 보험 갱신 계약에 반영되는 중”이라며 “소비자가 뒤늦게 요금 인상을 체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보험료는 미국 인플레이션의 ‘숨은 변수’로 불린다. 소비자물가지수(CPI) 통계에 임차인이 내는 보험료는 반영되지만 주택 소유자가 내는 보험료는 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주택보험료 인상분이 지난해 CPI 상승률(3.4%)에 반영됐다면 0.8%포인트 더 올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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