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모처에서 만난 한 검사는 이달 중순 단행된 검찰 인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장 예정된 후속 인사에서 어디로 발령 날지 알 수 없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검찰청에 있으면 신경만 쓰일 것 같아 외근을 나간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전격 단행된 고위 간부(대검 검사급) 인사 이후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듯했던 후속 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주요 수사가 걸려 있는 일선 지검뿐 아니라 행정·기획 관련 부서까지 업무가 ‘올스톱’되면서 현장 검사들의 피로감만 커지는 모양새다.
법무부는 고위 간부 인사 하루 만인 이달 14일 승진 대상인 사법연수원 34기에 인사검증동의서를 보내고, 외부 파견직 공모 글을 띄우는 등 후속 작업에 속도를 붙이는 듯했다. 통상 고위·중간 간부 인사 사이에는 2~3주가량 시차가 있었지만, 앞선 인사가 워낙 이례적이었던 탓에 후속 인사도 머지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최대한 빨리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하며 신속한 인사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인사 발표가 미뤄지면서 ‘리더십 공백’은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포함해 굵직한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1~4차장 자리는 2주째 공석이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일명 ‘채상병 특검법’의 국회 재의결 관련 상황과 고위 간부 인사 이후 악화한 여론 등을 의식해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전례상 특별히 늦어진다고 볼 순 없지만, 선행 인사가 워낙 이례적이었던 만큼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진용을 빨리 갖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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