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총리는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안을 말씀드리는 방식이 아니고 시장에서 얘기하는 것들을 펼쳐놓고 한두 개로 좁히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방침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최대주주 (주식) 할증 평가 폐지, 가업상속공제 대상·한도 확대, 밸류업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의견 수렴과 공청회를 통해 좁혀지면 그것을 세법 개정안에 담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최대주주에게는 20% 할증이 붙어 실제 최고세율은 60%에 달한다. 미국(40%), 프랑스(45%), 독일(30%)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을 크게 웃돈다. 기업 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보고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회사를 매각하거나 가업을 포기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업상속공제는 중소·중견기업을 10년 이상 경영한 사업자가 자식 등에게 기업을 물려줄 때 가업 상속재산에서 최대 600억원까지 과세가액을 빼주는 제도다. 공제 대상이 되는 중견기업의 매출 기준은 연 5000억원 미만이다. 정부는 2022년 매출 기준을 1조원 미만으로 높이고 공제 한도도 최대 1000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무산됐다.
최 부총리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더라도 기존 중소기업 세제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 기간을 현재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을 넘어서더라도 중소기업으로 인정하는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할 생각”이라며 “연구개발(R&D) 또는 투자, 고용 등의 세액공제 혜택이 2년 연장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세제 지원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자제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막고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최 부총리는 “역동경제 로드맵의 일환으로 사회이동성 개선 방안에 이어 기업 성장사다리 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라며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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