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성북갑)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지구당 부활을 핵심으로 하는 '참여정치 활성화 3법(정당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을 대표 발의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구당(지역당) 설치를 허용하는 내용의 관련 법률 개정안 3건을 22대 국회 개원 직후 대표 발의한다. 법안이 여야 협의를 거쳐 최종 통과될 경우 2004년 지구당 폐지 이후 20년 만에 정당별 지역 조직을 둘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 의원이 발의하는 법안들은 △지구당 설치 △지구당 후원회 설치 △1인 이내 유급 사무직원 임명 등을 핵심으로 한다. 후원회 연간 모금 한도액은 5000만원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지구당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차떼기 사건’을 계기로 ‘오세훈법’(정치자금법·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돼 폐지됐다. 현행 당협위원회 체제에서는 지역 사무실 운영과 유급 직원을 고용할 수 없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 주도로 지구당 부활과 관련한 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 의원이 정개특위 간사로 활동하면서 법 개정을 추진했었다.
지구당 부활은 야권에서 힘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3일 부산에서 열린 당원 콘퍼런스 행사에서 “지구당 부활도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강성 친명(친이재명)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도 지구당 부활 내용을 담은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일반 국민들이 풀뿌리 단위에서 정치적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춰져 있지 않다”고 했다. 지구당 운영비와 '동원 당원' 등 사조직화 문제에 대해선 “돈 문제는 후원금 한도를 과거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췄고 해소했고, 과거 '동원 당원' 문제는 일반 국민의 정치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해소가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지구당 부활과 관련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지구당 체제 전환 적절성 등을 성일종 사무총장 등에게 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우여 위원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지구당을 없앤 건 원외 정당을 없애고 원내 중심으로 혁신하자는 미국 모델을 따랐던 것”이라며 “지구당을 만들면 지역 정치를 활성화할 수 있지만 정당 운영 비용 문제도 있기 때문에 법안 발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했다.
정상원/정소람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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