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소송 항소심 결론이 오는 30일 나온다. 노 관장이 요구한 '2조원 상당 재산 분할'이 인정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앞선 2022년 1심에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이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자 노 관장이 항소심 재산분할 대상을 현금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30일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항소심 선고에서도 관건은 재산 분할 결과다. 노 관장 측 주장대로 내조와 가사노동 등이 재산 분할 근거로 받아들여질지 여부와 이에 따른 재산 분할이 어느 정도가 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1심에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 해인 1988년 노 관장과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둔 최 회장이 2015년 혼외자의 존재를 밝히고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법정 다툼이 이어졌다. 최 회장이 2018년 2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이혼을 반대하던 노 관장도 2019년 12월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맞소송을 냈다.
노 관장 측은 1심 진행 과정에서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 SK㈜ 주식 17.5% 가운데 42.29%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의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최 회장이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에게 증여·상속 받은 SK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예금 등만 재산 분할 대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양측 모두 항소했다. 노 관장은 항소심에서 재산분할을 위한 청구취지액을 현금 2조원으로 변경하고, 위자료 청구액수도 30억원으로 바꿨다. 당초 요구한 지분 분할 대신 고정된 액수의 현금으로 선회한 것이다. 지분 분할이 자칫 경영권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와 무관한 현금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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