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자들 2조 쓸어담았다…'대박' 입소문에 폭발적 반응 [일확연금 노후부자]

입력 2024-05-30 07:30   수정 2024-05-30 09:26

※ 한국경제신문은 독자 여러분들의 노후 자산형성에 도움이 될 ‘연금 재테크’의 모든 것을 다루는 ‘디지털 온리’ 콘텐츠 [일확연금 노후부자] 시리즈를 매주 화·목요일에 연재합니다.


강남 고액 자산가들의 필수 재테크 상품이었던 브라질채권이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ELS(주가연계증권)의 대안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올들어서만 약 2조원의 뭉칫돈이 몰렸습니다. 브라질 정부의 금리인하와 헤알화 가치 안정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30% 이상의 높은 수익를 내자 증권사 PB센터에는 “지금이라도 들어가도 되나”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사이클이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지난해만큼의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장기투자보다는 단기 이자수익에 집중하는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내년 예정대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도입되면 매매 차익에 세금도 내야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수익률 38%...비과세까지 자산가 자금 몰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요 5대 증권사(미래·NH·삼성·한국·KB)를 통해 사들인 브라질 국채 순매수액은 약 2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초 브라질 10년물 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약 38%의 연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입소문을 타고 자산가들의 뭉칫돈이 몰린 겁니다.

브라질채권은 말 그대로 브라질 중앙정부가 자금 조달이나 정책 집행을 위해 발행하는 국채입니다. 2010년대 초중반 강남자산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연 10%의 이자소득과 함께 브라질 정부와 맺은 ‘국제조세협약’ 덕분에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정부가 디폴트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연간 이자 수익만으로 10%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2016년에는 연 70%에 이르는 고수익을 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채권은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환노출형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투자해야 합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경제가 침체하면서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반토막났고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최근 자산가들이 다시 브라질채권에 주목하는 까닭은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29일 외환시장 기준 원·헤알 환율은 264.79원으로 지난 1년간 1.1% 올랐습니다.

또 하나 변수가 있습니다. 브라질 기준금리입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에 유통되는 국채 금리는 하락하면서 채권 가격이 오릅니다. 특히 장기채 가격 변동 폭은 단기채보다 더 큽니다. 금리 정점기에 장기채를 사둔 후 인하기에 가격 상승을 점치며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전략이 유효합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3.75%에서 이달 10.50%로, 1년간 3.25%포인트를 인하했습니다. 8월부터 6회 연속 50bp(1bp=0.01%포인트) 인하를 단행하자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한 투자금이 몰린 거죠.

그런데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번 5월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로 인하 폭을 줄였습니다. 만장일치로 50bp 인하를 결정했던 지난 회의와 달리, 9명의 위원 중 4명은 50bp 인하에 투표했지만 총재를 포함한 나머지 5명의 위원이 25bp 인하에 투표하면서 25bp로 결정됐습니다.
역대 최악 홍수도 헤알화 약세 요인

이에따라 삼성증권은 올해 연말 브라질 기준금리를 9.25%로 전망했습니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남은 5번의 회의에서 현재와 같은 인하 폭을 유지하면서 12월 통화정책회의까지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며 “브라질 통화정책의 변화는 이제 변곡점을 지나 금리 인하 후반부에 접어 들었으며, 이번 인하 폭을 축소로 내년에는 동결 기조로 넘어 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작년처럼 금리인하 사이클만 보고 투자할 시기는 지났기 때문에 방망이를 짧게 잡고 투자해야한다는 얘기입니다.

브라질 남부 지역을 덮친 역대 최악의 홍수도 나라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쌀 생산이 연간 예상 규모의 8~9%만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잠재적으로 농산물 수출 부진과 헤알화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브라질 국채의 매매차익에도 세금을 내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산가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과세' 부문에서 매력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2025년 적용되는 금투세 법안에 브라질 국채를 예외로 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매매차익에 대해서만 세금이 적용되고 브라질 국채에 붙는 이자는 여전히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눈높이를 낮추고, 만기가 짧은 단기물에 투자하는 편을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브라질채권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목소리 입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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