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공공택지 중 매각되지 않았거나 매각 후 민간이 착공하지 못한 경기도 내 자족용지 110만㎡의 용도를 주거용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국토부는 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 해당 안건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과정에서 LH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수요가 많은 수도권의 주택 공급 효과 등을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H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경기도 내 미착공 자족용지는 111곳, 110만㎡에 달한다. 공공택지 내 자족용지는 까다로운 개발 조건 때문에 공공시설, 연구개발시설, 비제조업 업무시설 등으로 용도가 한정된다. 대부분 지식산업센터로 활용된다. 지식산업센터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도해 상당수가 투자용 상품으로 변질했다. 게다가 신규 용지는 최근 PF 시장 경색으로 민간에서 사업 중단이 잇따르고 일부는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LH는 올초 미매각 용지 규모가 큰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에서 공공주택사업과 토지 분양을 결합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주택 공급과 토지 분양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목적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민간의 사업 포기로 미매각·미착공 용지가 늘어나자 ‘공공주택 복합화’를 허용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10만㎡ 부지에 용적률 250%를 적용하면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2만7000여 가구를 공급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미착공 사업장의 용도를 변경해 주택 공급이 가능하게 하면 PF 부실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공공지원 민간임대 등 공익적 목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면 특혜 시비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이처럼 복합개발 허용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은 주택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의 올해 주택 공급 목표치는 54만 가구(인허가 기준)인데 지난 1분기까지 누적 인허가는 7만4558가구에 그쳤다. 정부는 공공 물량을 늘려 2~3년 뒤 예상되는 주택 공급난을 예방하겠다는 구상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