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타매트릭스 "패혈증 균 잡는 항생제 바로 알려줘"

입력 2024-05-29 18:07   수정 2024-05-30 01:53

퀀타매트릭스가 항균제 감수성 검사 의료기기인 디라스트(dRAST) 수출 확대에 본격 나선다. 50여 종의 항생제 중 패혈증 환자에게 맞는 약을 5~7시간 안에 알려주는 제품이다. 여기에 더해 애초에 핏속에 균이 있는지 없는지, 그 균이 무엇인지까지 알려주는 ‘원스톱’ 의료기기도 3년 내 선보일 계획이다.

권성훈 퀀타매트릭스 대표(사진)는 최근 “작년 4분기에만 유럽에서 디라스트를 공급하기로 한 병원이 30여 곳 추가됐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디라스트 허가를 받기 위한 현지 임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신속 항균제 감수성 검사란 핏속에서 세균이 발견된 환자가 더 심각한 패혈증을 앓기 전에 올바른 항생제를 처방하는 검사를 뜻한다. 패혈증은 시간당 생존율이 7~9%씩 떨어지기 때문에 항생제 50여 종 중 해당 균에 맞는 약을 최대한 빨리 처방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기존 기기로는 환자의 피를 처음 뽑은 때부터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3일가량 걸렸는데 디라스트는 이를 5~7시간으로 단축했다. 디라스트는 한번에 15명분의 샘플을 돌릴 수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그람음성균(GN)과 그람양성균(GP) 모두를 분석해 최적의 항생제를 알려준다.

권 대표는 “원래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미국과 프랑스 경쟁사들은 주로 검출 빈도가 높은 음성균에 집중했다”며 “디라스트는 양쪽 모두를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뚫었다”고 말했다.

퀀타매트릭스는 유럽 내 항균제 감수성 검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권 대표는 “세계 3대 암전문병원인 프랑스 구스타프루시병원과도 (디라스트 공급을) 협의 중”이라며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상급병원에서 디라스트를 쓰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미국 진출도 준비 중이다. 미국에서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하고 있다.

퀀타매트릭스는 디라스트에서 그치지 않고 핏속에 균이 있는지 없는지, 그 균이 정확히 어떤 균인지까지 알려주는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 중이다. 3년 내 이 장비를 공식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권 대표는 “하나의 장비에서 균 검출, 항생제 매칭, 균 분석 세 가지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피 한 방울에 있는 적은 양의 균도 잡아내는 기술이 어려운데, 최근 그 허들을 넘어 장비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고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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