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개발자 초청강연…'부산 워케이션' 진화

입력 2024-05-29 19:09   수정 2024-05-30 01:22


부산시가 마련한 워케이션 공간이 부산 지역 정보기술(IT) 개발자 간 지식 공유의 거점이 되고 있다. 부산을 방문한 IT업계 모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W-데이’가 개발자들의 경험을 넓히고, 직무 역량을 키우는 효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단순히 장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역 인재들의 네트워크를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따르면 부산 초량동 아스티호텔에 조성된 워케이션 거점센터는 지난해 4월 운영을 시작해 현재까지 누적 4460명이 가입했다. 지난 1년 동안 1845명이 워케이션 거점센터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매주 ‘W-데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을 방문한 카카오와 구글 등 딥테크 기업의 유명 개발자 및 마케터를 초청해 지역 인재들과 지식을 나누는 행사다. 지역 로컬 브랜드의 사장과 부산 방문 실무자를 연결받을 수도 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유는 부산을 방문하는 워케이션 이용자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취지였다. 최근 프로그램 성격이 확대되며 지역 실무자의 참여가 늘기 시작했고, 지역 스타트업계의 지식 공유의 거점이 되고 있다.

송용준 액셀러레이터 인벅스 부산센터장은 이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 1월 IT 개발자·CTO(최고기술책임자) 커뮤니티를 만들어 워케이션센터 내에서 운영 중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W 프로그램을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주제를 제안하고 기획해 운영하도록 유도했다.

‘모각코(모여서 각자 코딩)’라는 이름 있는 IT 개발자 모임이 송 센터장의 모임에 참여하는 등 행사 규모가 커졌다. 송 센터장은 다음달 4일 워케이션 거점 공간에 구글코리아 엔지니어 리더를 초청해 경험을 나누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송 센터장은 부산 지역에 부족한 개발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부산의 스타트업 생태계에선 투자 여건과 기술개발 인프라는 충분하지만 사람이 부족하다”며 “지역 IT 개발자에게 지적 경험을 제공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케이션 공간이 지식 커뮤니티에 확장성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산시는 지난 13일 해운대비치CC에 프로골퍼 유소연과 박인비 선수를 초청한 행사를 열었다. 두 선수가 일일 강사로 나서 개인 참가자와 기업 관계자 등 160여 명을 대상으로 골프 교육을 했다. 골프를 활용한 부산형 워케이션 홍보 강화 전략 중 하나로, 국내 골프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사무직을 타깃으로 정했다. 유소연은 부산 워케이션 홍보대사를 맡기로 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동구, 중구, 서구에 이어 최근에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인근에 새로운 워케이션 위성센터를 구축했다. 센터 관계자는 “W-데이 프로그램을 통해 IT 분야 이외에도 수도권 마케터 직군과 부산의 로컬 브랜드가 연결되는 등 다양한 만남의 장이 열리고 있다”며 “거점 공간을 비롯해 각 지역 위성센터의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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