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에서 트럼프 정부가 다시 들어설 경우 협상에 대비하기 위해 위성 발사를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재집권 시 미국 측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을 포함하는 협상이 있을 경우 정찰위성 발사가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전에 속도전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렐'(분단을 넘어)은 28일(현지시간) "김정은이 SLV 발사를 위한 시간표를 압축한 것은 올 연말까지 위성 3기를 운용하겠다는 공개 약속의 결과일 수도 있으며 동시에 트럼프와의 미래 협상과 연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CSIS는 "북한은 지난 12개월 동안 4차례에 걸쳐 수많은 탄도미사일 시험에 이어 4차례나 위성발사체(SLV)를 발사했다"며 "이 협상은 북한이 가진 현재의 (핵) 무기고를 사실상 허용하고 제재를 완화하는 대가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중단)이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CSIS는 북한의 이번 위성 발사에 대해 "김정은이 정찰 위성에 부여한 정치적 중요성과 열망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SLV와 위성 개발 프로그램에 물리적이고 재정적인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번에 실패한 위성 발사에 신형 로켓을 사용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는 "SLV 개발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 정치적 표현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실제로는 엔진을 일부 수정하는 것을 포함, 기존 천리마-1호 SLV를 발전시킨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지난 1년간 4차례 위성 발사 중 3번 실패한 것에 대해 "이런 실패는 발사 능력을 정교하게 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일"이라면서 "북한이 교훈을 배우고 이를 적용해 천리마-1호의 디자인을 개선하면 내년 이때쯤에는 신뢰할 수 있는 SLV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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