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30일 14: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넥스 기업 이노그리드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6번째 증권신고서 정정을 받으면서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 일정이 다음 달 중순으로 밀렸다. 올해 금감원으로부터 6차례 정정 요구를 받은 기업은 이노그리드가 처음이다. 이노그리드 주가는 지난 28일 장외시장에서 16% 하락한 2만8000원에 거래를 마친 뒤 3만원대로 회복됐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노그리드는 지난 27일 6번째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2월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4번 기간 정정을 받고, 2번은 자발적으로 정정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기재 내용 가운데 중요한 사항에 대해 보충이 필요할 경우 기간정정을 통해 상장 일정을 재설정한다. 상장 일정을 연기해 투자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으로부터 수차례 정정을 요구받고 상장을 철회한 기업도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악재로 여겨진다. 코넥스 기업 틸론은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3차례 정정요구를 받고 상장을 철회했다.
클라우드 기업인 이노그리드는 한국거래소 심사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거래소 상장위원회로부터 ‘미승인’ 판정을 받았으나 재심 절차인 시장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아 지난 1월 심사에 통과했다. 통상 6개월이 걸리는 거래소 심사를 11개월 걸려 통과했다. 다른 기업보다 두 배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이노그리드는 지난 3월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감원의 계속된 정정 요구로 상장 일정이 3개월 뒤로 밀렸다. 이노그리드는 늦어도 거래소 심사승인 효력기한인 7월 30일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을 한 번만 더 받으면 일정상 상장이 어렵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익이 나오지 않은 기술특례상장기업에 대한 금감원의 검증이 까다로워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노그리드는 매출 329억원에 영업손실 10억원의 적자기업이다. 기술특례상장기업인 이노스페이스, HVM, 씨어스테크놀로지 등도 금감원의 기간 정정을 받고 다음 달로 상장을 연기했다.
기술특례상장기업은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가 이 제도로 상장한 뒤 실적이 급감해 ‘뻥튀기 상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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