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보험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대신 출혈경쟁에만 몰두해 ‘민원왕’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구조조정과 시장 재편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30일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12개 주요 보험사 CEO와 간담회를 열고 “국내 보험산업은 시장 과포화 상태로 성장 한계에 직면했지만 보험사들의 대비는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 한화, 교보, 미래에셋, 신한라이프, 동양 등 생명보험 6개사와 삼성, DB, 메리츠, 현대, KB, 흥국 등 손해보험 6개사 CEO가 참석했다.
이 원장은 “최근 실시한 미스터리 쇼핑 결과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설명하거나 고객에게 불리한 사항을 부실 안내하는 등 판매 관행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 관련 민원이 전체 금융 민원의 53%를 차지하는 등 보험사의 소비자 신뢰도는 다른 업권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보험업계가 소비자 후생을 높일 수 있는 질적 혁신과 신사업 발굴, 해외 진출 확대와 같은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달 초 발족한 보험개혁회의에서 영업 관행, 상품구조, 건전성 규제 등 개선 방안 도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개선 방안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내부통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이 원장은 “보험업권이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재도약하기 위해선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고 미래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며 “금융당국도 현장의 의견을 감독업무에 적극 반영하는 등 시장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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