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공백 메우려…100일간 혈세 1조원 썼다

입력 2024-05-30 18:42   수정 2024-05-31 02:25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빚어진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 1883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지난 3월 이후 네 번째 투입이다.

보건복지부는 3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비상진료 지원대책 연장안을 의결했다. 3월 이후 매달 1882억~1883억원 규모로 이어지는 건보 재정 지원을 오는 7월 중순까지 한 번 더 연장하는 것이다.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투입한 재정은 이번 추가분을 포함해 9589억원이다. 네 차례 건보 지원(7529억원)과 두 차례에 걸쳐 투입된 예비비(2060억원)를 더한 수치다. 전공의들이 100일 넘게 병원을 뛰쳐나간 사이 하루 100억원꼴의 ‘혈세’가 허비되고 있는 것이다.

비상진료체계에 들어간 건보 재정은 상급종합병원이 경증 환자를 1·2차 병원으로 돌려보내는 회송료 보상 강화, 응급 환자를 적시에 치료한 신속대응팀 보상 강화, 중환자·입원 환자를 진료한 전문의 지원 등에 쓰인다. 정부의 ‘비상금’인 예비비는 전공의 공백을 메꿔주는 군의관, 공보의, 시니어 의사 등 대체 인력의 인건비와 병원에 남아 있는 의료진 인센티브로 활용된다. 전공의의 대규모 현장 이탈이 없었다면 쓰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비용이다.

정부는 연일 전공의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는 복귀하는 전공의에게는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환자와 본인 자신을 위해 복귀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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