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0~30대 청년들 사이에서 '요양원 살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취업난에 지친 젊은이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양원으로 몰리면서 청년 전용 요양원까지 등장했다.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청년 요양원’ 열풍이 불면서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이러한 시설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SCMP는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탕핑’을 즐기고자 ‘청년 요양원’을 찾는다"며 “시설 이용료는 보통 월 1500위안(약 28만원)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어 "탕핑족뿐만 아니라 경제적 자립을 통한 조기 은퇴를 계획하는 30대 ‘파이어족’도 소비를 줄이기 위해 이 요양원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탕핑이란 드러누울 당(?)과 평평할 평(平)의 조합으로, 편하게 드러눕는다는 의미다.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린 중국 젊은이들이 구직을 포기한 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대부분 시간을 누워서 보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청년 요양원의 입소자들은 카페와 노래방, 바 등을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은 교류를 통해 서로의 처지를 공감하고,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의 청년 취업 시장은 경제 둔화와 맞물려 암울한 상황이다. 지난해 6월엔 청년 실업률이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통계방식을 변경해 대학 재학생 등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여전히 청년 실업률은 14~15%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국에 따르면 대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의 지난달 실업률은 14.7%로 집계됐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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