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그의 일부 팬들의 지나친 감싸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영웅 건드리는 음주 호중이 팬'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임영웅 콘서트 관련 영상에 김호중 팬으로 추정되는 A씨가 남긴 댓글이 캡처돼 있었다. A씨는 "영웅아, 아무리 돈 벌고 싶고 공연하고 싶어도 지금 꼭 공연해야겠니. 영웅이는 반성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해봐. 친구 입장이 어떤지"라고 적었다.
임영웅은 지난 25~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을 개최했는데, 김호중이 구속된 상태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게 부적절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A씨는 "동기인 호중이는 지금 구속됐는데 영웅이 너는 어찌 즐거울 수 있냐"라면서 "양심이 있으면 이번 공연으로 번 돈으로 호중이 위약금, 구속에서 풀려나는데 꼭 보태주라"고 했다.
이어 김호중을 향해 "불쌍하다"면서 "한 번의 실수 가지고 생매장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댓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뺑소니가 어떻게 한 번의 실수냐", "팬들 무섭네", "임영웅이 무슨 죄라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호중의 팬들이 지나친 옹호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팬카페에는 "얼마나 지쳐있었다면 그랬을까. (뺑소니를 한 것이) 저는 이해가 된다. 눈물이 날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고, "무너지지 말고 힘내시길 바란다", "가수님 응원한다. 기도하고 있다",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내 '김호중 갤러리'에는 "정치권의 이슈를 은폐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었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등)를 받는다.
그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는 사고 뒤 김호중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세 사람 모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김호중은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한 뒤 팬카페에 "식구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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