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주주에게 현금 배당을 가장 많이 한 기업은 부산지역 중견기업인 리노공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의 ‘2023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배당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리노공업은 지난해 총 455억원을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상위 10개 사의 배당금은 총 2441억 원으로, 코스닥시장 배당총액(1조9926억원)의 12.3%를 차지했다. 리노공업에 이어 에스엠엔터테인먼트(281억원) 골프존(276억원)이 배당금을 많이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기업인 코엔텍은 24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4위에 올랐다. 외국인 주주에게 가장 많이 배당한 코스닥 기업도 리노공업(175억원)이었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검사 관련 제품을 제조하는 부산 향토기업이다. 이채윤 회장이 1978년 본인의 성 ‘이’와 부인의 성 ‘노’를 따 이름 붙인 조그만 회사로 출발했다. 비닐봉지를 생산·판매하다가 헤드폰 부품, 카메라 케이스 등 산업 흐름에 맞춰 사업을 다각화했다.
회사는 1980년대 자체 개발한 반도체 검사용 테스트 핀과 소켓을 국산화하면서 본격 성장 궤도에 올랐다. 일명 ‘리노핀’으로 불리는 반도체 검사 부품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인다. 관련 산업은 기술집약적인 데다 제품의 신뢰성이 바탕이 되는 산업이라 진입 장벽이 높다. 지난해 리노공업의 매출액은 2556억원이다. 2001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시가총액 4조원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향후 반도체 시장이 좋아지면서 리노공업의 실적도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동률은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지난달부터 소켓 수요도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신제품 출시 효과 기반 모바일 실수요의 개선 가능성을 감안하면 분기 이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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