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대표적인 학군지로 꼽히는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단지마다 가격 하락을 면치 못했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전·월세 시장 상승 속에 매매시장도 함께 들썩이며 단지마다 신고가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강남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25억8135만원을 기록했다.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26억949만원)과 비교하면 가격 회복률은 9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용산구(99%), 서초구(98%)와 더불어 회복세가 가장 빠른 지역으로 꼽힌다.
현장에서는 최근 신고가 거래가 더 흔하다는 반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도곡카운티’ 전용 93㎡는 지난달 3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도 전용 84㎡가 34억원, 114㎡는 48억7000만원에 거래돼 나란히 신고가 대열에 동참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가격이 내려가 ‘학군도 소용없다’는 말이 나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역시 학군이 중요하다는 말이 다시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녀 교육을 위해 전입해 오는 세입자가 늘면서 월세 시장이 가장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고교학점제 등 교육 정책이 강남 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 대표는 “교육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동네인데, 최근 중개한 매물이 모두 자녀 학교 때문에 전입해 온 사례”라고 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의 경우 지난달 신규 임대차 계약이 보증금 15억원, 월세 160만원으로 이뤄졌다. 같은 크기가 보증금 11억원, 월세 300만원에 계약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거래된 계약보다 10% 오른 가격이다. 인근 개포동 새 아파트 입주로 덩달아 내렸던 대치·도곡동 전셋값이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전세도 같은 단지 전용 114㎡가 최근 27억원에 계약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업계에선 전셋값과 매매 가격의 차이가 좁혀지면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에서 전셋값 상승과 월세 물건 증가가 매매 시장에도 조금씩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전세 수요 중 일부가 매매에 돌아서면서 가격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