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불필요한 비난을 멈추고 하이브와 타협점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하이브를 향해 화해의 의사를 밝혔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민 대표의 이번 기자회견은 하이브와의 분쟁 이후 두 번째로, 지난달 25일 첫 번째 회견 이후 36일 만이다. 지난 회견에서 야구모자와 맨투맨 복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민 대표는 이날 노란색 자켓을 입고 화사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다행히 승소를 하고 인사드리게 돼서 가벼운 마음"이라며 "저의 상황과 생각을 말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운을 뗐다. 법원은 전날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민 대표는 해임 위기에서 벗어났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봤다.
두번째 기자회견을 연 민 대표는 "타 보이그룹이 5~7년 만에 낼 성과를 걸그룹으로 2년 만에 냈다"며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자신이 관심있는 것은 "오직 뉴진스 멤버들과의 비전 뿐"이라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와 함께 그렸던 비전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이 크다. 해임 될 요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 비전이 꺾인다는 것이 큰 고통이고, 주주들한테도 큰 피해”라고 토로했다.
이어 민 대표는 "도쿄돔 6월 공연을 비롯해 내년 월드투어 등 계획하고 있는 게 많은데 이런 사태로 인해 모든 기회와 가치를 날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감정적인 부분은 모두 내려놓고 모두의 이익이 될 수있도록 타협하자. 뉴진스와 계획한 것들을 잘 이행했으면 좋겠다는 걸 (하이브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재차 밝혔다.
민 대표는 특히 "겸업금지 독소조항만 없어지면 제가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은 포기하면 된다"며 "주주 간 계약이 어떻게 수정되든 상관없다. 빨리 만나는 게 모두를 위해 좋을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 법원의 판결로 민 대표는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유임됐으나,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민 대표 측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를 해임하고, 자사 내부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민 대표는 새 사내이사들이 어도어 경영에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렇게 되면 그분들이 어도어에 대한 배임이 되는 것이라 심각해질 수 있다. 그런 판단은 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어도어 공동대표 선임 가능성에 대해서도 민 대표 측의 변호인들은 "어도어 대표는 민희진으로 한다는 문구가 정관에 명시돼 있다"며 "공동대표 선임은 계약 위반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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