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명을 벗어 홀가분하다. 가벼운 마음이다."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밝은 노란색 카디건을 입고 나온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한 말이다. 민 대표의 옷차림과 헤어스타일, 표정 역시 그의 '가벼운 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 4월 25일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보인 품이 넓은 티셔츠에 모자를 눌러쓴 모습과 비교하면 확실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민 대표는 "(1차 기자회견 당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절박한 마음으로 급작스럽게 (카메라 앞에) 서게 됐다. 3일 동안 옷도 못 갈아입고, 세수도 못 한 상황이었다. 제일 추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민희진의 패션에 그의 심리가 반영됐다고 풀이한다. 색채 심리학에 따르면 노란색은 밝고 활기찬 느낌을 주는 색상으로, 희망과 기쁨을 나타낼 때 사용된다. 주목받기에 좋은 색상인데, 주변과 대조되어 눈에 띄고 주의를 끌어 화려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한다. 실제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으로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던 민 대표는 이날 웃음기 띤 밝고 여유 있는 얼굴로 등장했다. 머리도 모자를 착용하는 대신 단정하게 묶었다. 이 모습으로 하이브에 공개적으로 화해를 제안하기도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이 옷의 색상을 통해 자신의 심리를 드러내기도 하는데, 이번 민 대표의 패션에서 잘 드러났다"며 "힘들었던 기간을 지나 생긴 희망을 색으로 잘 표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민 대표가 패션으로 대중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전략을 잘 활용했다고 짚었다. 정루아 브랜드 경험(BX) 디자이너는 "공인들은 자신이 강조하고자 하는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전략적으로 패션을 활용하기도 한다. 민희진의 1차 기자회견에서는 고의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내추럴한 모습과 캐주얼한 옷차림에서 '일을 열심히 잘하는 제작자'로 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1차 기자회견 때 착용한 선명한 색감과 스트라이프(줄무늬) 셔츠는 '아이코닉'한 이미지로 굳어지기 충분했고, 억울한 피해자로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더 강조한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차 기자회견에서는 화사한 메이크업과 카디건으로 좀 더 정돈된 모습이다. 여유가 생겼음을 보여주는 대목인데, 강하고 무거운 색상이 아닌 밝고 가벼운 색으로 화사하면서도 어느 정도 단정한 느낌을 주는 옷차림"이라며 "블루 혹은 붉은색에 비해, 라이트한 노란색 빛은 비교적 색에 대한 편 가름이 없이 보여지는 중립적인 색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에 진행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측 이사 2인의 해임을 의결하고, 하이브 측 인사 3인을 선임했다. 새 이사진으로는 김주영 최고인사책임자(CHRO), 이재상 최고전략책임자(CSO),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이 결정됐다. 민 대표는 어도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김세린/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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