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런던에서는 이보다 더 큰 변화가 진행 중이다. 보수당과 노동당을 가리지 않고 영국 고위 정치인들은 모두 세계가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이 공동 방위를 위해 더 많이 지출하고,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노동당이 이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토리당 회의론자들은 노동당을 지배하던 반유대주의와 반서구 급진주의가 정말 사라졌는지 묻는다. 국방비 지출을 늘린다는 노동당의 약속이 공공 부문 노조와 또 다른 굶주린 유권자 그룹의 압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영국은 7월 4일 누가 승리하든 거친 파도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과의 동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외교 정책의 초석이 됐지만 미국의 정책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의 부상으로 미국은 인도·태평양에 더 관심을 쏟고 있고, 일본 호주 인도는 영국보다 미국을 중심으로 사고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과 미국의 한때 특별했던 관계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
영국은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탈퇴하지 않으면서 유럽 지원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노동당은 단일 유럽 시장에 다시 가입할 계획은 없지만, 영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유럽과는 관계 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영국의 리더십이 다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유럽 방위에서 영국의 역할이 강화되면 미국의 부담을 완화하고,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EU)과 건강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 영국은 아직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영국 지도자들은 제국주의 시대와 대서양 시대 이후에는 어떻게 세계의 핵심 국가로 남아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더 오래, 더 열심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원문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 ‘England’s Spring of Dis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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