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조업 불경기의 여파로 법인세 세수가 감소하면서 2년 연속 세수 결손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조4000억원 줄었다. 예산 대비 세수 진도율은 34.2%로, 56조4000억원의 대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한 작년(38.9%)보다도 낮았다.
국세 수입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법인세다. 1∼4월 법인세수는 22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조8000억원 감소했다. 세수 진도율(29.4%)도 전년 4월 기준(33.9%)을 밑돌았다.
법인세 세수 감소는 예견된 일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올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국세 수입을 작년보다 33조2000억원(8.3%) 줄어든 367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법인세가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 예상보다 법인들의 실적 부진이 심각했다. 지난해 12월 코스피 결산 기준으로 상장기업 705개의 지난해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39조5812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44.96% 줄었다.
법인세 세수에서 비중이 큰 삼성전자·SK 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들도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법인세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더 줄었고, 세수 결손의 주된 원인이 됐다.
다만 정부는 남은 기간 작년보다 세수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대를 밑돌았던 제조업 경기 반등이 올해 1분기에 본격화하면서 나타난 '깜짝 성장' 흐름이 하반기 세수에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종합소득세가 들어오는 5월, 법인세 예납이 들어오는 8월 이후에는 세입 예산과 실제 세수의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 심리 개선으로 부가가치세 등의 수입이 개선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렇더라도 상반기 줄어든 법인세로 인한 세수 결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올해 10조원대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년 연속 세수 펑크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도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는 하지만, 작년만큼 대규모 '펑크'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5월 세수 상황을 보면 구체적인 결손 규모에 대한 전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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