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99개, 코스닥시장 261개 등 360개에 달했다. 두 시장의 전체 상장사(2685개) 가운데 8곳 중 1곳(13.4%)꼴이다. 신저가 종목 비중은 코스닥시장이 15%로 유가증권시장 10.3%보다 높았다. 5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2.06%, 코스닥지수는 3.33% 하락했다. 두 시장 모두 지난 4월에 이어 2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전기차 업황 둔화로 실적이 악화된 2차전지 종목에서 신저가가 속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시가총액 3위인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달 30일 장중 32만60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썼다. 공모가인 30만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온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2일에는 현대차에 시총 3위 자리를 잠시 내주기도 했다. LG화학 주가 역시 지난달 30일 35만원으로 내려앉으며 1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이들 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여파가 컸다.
코스닥 시가총액 1·2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도 지난달 31일 각각 18만1500원, 8만84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7월 사상 최고가인 58만4000원, 30만7800원(액면분할 전 기준 153만9000원)까지 오른 두 회사 주가는 1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차전지 종목 외에도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네이버(31일·17만원), SK바이오사이언스(31일·5만1700원), 일동제약(31일·1만3640원), 현대제철(31일·2만9600원) 등이 1년 내 최저가를 찍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레이, 에스비비테크 등 신저가 종목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 상승에 민감한 성장주가 약세를 보인 점,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신저가 종목 속출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만 일본 독일 등 주요국 증시가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 국내 증시만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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