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심해지지만 양국을 향한 수출은 ‘순풍’을 타고 있다. 대미 수출이 10개월 연속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은 3개월 만에 미국을 제치고 다시 한국의 최대 수출국 지위로 올라섰다.
견조한 미국 경제를 기반으로 세계 정보기술(IT) 경기가 살아나자 ‘세계의 공장’인 중국으로 중간재 수출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49억6000만달러로, 작년 6월부터 12개월 연속 무역흑자를 이어갔다.
수출 증가세는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54.5% 증가한 113억8000만달러로 7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3월(116억7000만달러)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110억달러를 넘어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인공지능(AI)이 장착된 컴퓨터 출시 등 전방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다.
자동차 수출도 역대 5월 중 최대치인 6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기차 수출은 12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2.3% 감소하는 등 부진했지만 하이브리드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미국 수출이 37.8% 늘었다.
조선 수출은 2021년 높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의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년 대비 무려 108.4% 증가한 20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바이오헬스(18.7%), 석유제품(8.4%) 등도 각각 7개월, 3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며 호실적에 기여했다.
대중 수출을 이끈 것은 반도체 등 IT 중간재다.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7% 늘었고 디스플레이는 28.7%, 무선통신기기는 7.9% 증가했다. 대미 수출도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5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었다.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 연속 오름세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중 수출은 중국의 산업 경기가, 대미 수출은 소비 경기가 좌우한다”며 “미국향 친환경차, HBM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중국의 생산 증가에 따른 중간재 수출 증가폭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경제계에선 미·중 경제 패권 전쟁으로 역내 공급망 투자가 늘어난 게 한국의 수출 경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정부가 오는 8월부터 중국산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철강 등에 최대 100%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분쟁 강도가 심해지고 있어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중 양대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이어가는 것이 올해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관건 중 하나”라며 “미·중 관세 전쟁이 미칠 여파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견조한 미국 경제를 기반으로 세계 정보기술(IT) 경기가 살아나자 ‘세계의 공장’인 중국으로 중간재 수출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조선 호조에 수출 11.7%↑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7% 증가한 581억5000만달러, 수입은 같은 기간 2% 감소한 531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5월 수출액은 2022년 7월(607억4000만달러) 이후 22개월 만에 최고치다.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49억6000만달러로, 작년 6월부터 12개월 연속 무역흑자를 이어갔다.
수출 증가세는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54.5% 증가한 113억8000만달러로 7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3월(116억7000만달러)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110억달러를 넘어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인공지능(AI)이 장착된 컴퓨터 출시 등 전방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다.
자동차 수출도 역대 5월 중 최대치인 6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기차 수출은 12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2.3% 감소하는 등 부진했지만 하이브리드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미국 수출이 37.8% 늘었다.
조선 수출은 2021년 높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의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년 대비 무려 108.4% 증가한 20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바이오헬스(18.7%), 석유제품(8.4%) 등도 각각 7개월, 3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며 호실적에 기여했다.
목표 달성 위해 月 600억달러 넘겨야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 시장을 놓고 중국과 미국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2월 대미 수출에 역전된 대중 수출은 지난달 전년 동월보다 7.6% 늘어난 113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대미 수출(109억3000만달러)을 앞질렀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세가 뚜렸했던 대중 수출은 올해 들어 2월(-2.5%)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로 돌아섰다.대중 수출을 이끈 것은 반도체 등 IT 중간재다.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7% 늘었고 디스플레이는 28.7%, 무선통신기기는 7.9% 증가했다. 대미 수출도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5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었다.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 연속 오름세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중 수출은 중국의 산업 경기가, 대미 수출은 소비 경기가 좌우한다”며 “미국향 친환경차, HBM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중국의 생산 증가에 따른 중간재 수출 증가폭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경제계에선 미·중 경제 패권 전쟁으로 역내 공급망 투자가 늘어난 게 한국의 수출 경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정부가 오는 8월부터 중국산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철강 등에 최대 100%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분쟁 강도가 심해지고 있어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중 양대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이어가는 것이 올해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관건 중 하나”라며 “미·중 관세 전쟁이 미칠 여파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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