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군사기술 고위급 협의체' 신설 검토

입력 2024-06-02 19:04   수정 2024-06-03 00:58


한국과 미국이 군사 분야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체 신설’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2일 싱가포르에서 양자 회담을 열고, 이 같은 협의체 신설을 비롯해 해양안보·방산 등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2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국방장관회담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회담 후 공개된 합의문을 보면 양국은 ‘한·미동맹 국방비전’에 따라 과학기술 동맹으로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방침에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한·미 고위급협의체 신설, 한·미 공동 국방과학기술 콘퍼런스 개최 방안 등도 검토했다는 설명이다. 미국과의 군사기술 협력이 현실화되면 한국 방위산업 업체들이 각종 첨단무기 개발과 관련해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또 두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양국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대응 및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해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포함한 기존 양자 협의체를 통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북한과의 불법 무기 거래, 첨단기술 이전으로 “한반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위협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한 미국의 대(對)한국 공약을 다시 강조하면서 “주한미군이 한국군과 함께 한반도에서의 무력 충돌을 방지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방부는 “양국 장관은 한·미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동맹 협력 범위와 수준을 더욱 심화·확대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한편 신 장관은 지난 1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과도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열었다. 여기서 두 장관은 ‘양국이 해상에서 함정·항공기 간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양국 간 통신 주파수의 우선순위를 정해 소통을 강화한다’는 요지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주파수 우선순위를 정하면 유사시 양국 군이 서로 쉽게 소통할 수 있다. 한국이 주파수 우선순위를 미리 합의한 것은 일본이 처음이다.

이 같은 합의는 양국 군사협력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이른바 ‘초계기 갈등’의 재발 방지를 위한 것이다. 한·일 초계기 갈등은 2018년 우리 해군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해 벌어진 분쟁이다. 당시 일본은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비추어 쏘는 것)했다”고 주장했다. 한·일 국방장관은 또 한일 국방차관급 회의 연례화, 한일 국방정책실무회의 및 한국군과 일본자위대 고위급 교류 재개 등 국방당국 대화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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