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뮤직, 스포티파이 독주에 견제구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달 말 유튜브뮤직의 안드로이드 앱에 오디오 인식 기능을 도입했다. 이용자가 멜로디를 흥얼거리면 이에 맞는 실제 음원이 무엇인지를 표시해주는 기능을 넣었다. 구글은 2020년부터 구글 어시스턴트나 구글 앱 등에서도 비슷한 기능을 적용해왔지만 그동안 유튜브뮤직은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구글은 지난달 14일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인 ‘구글 I/O 2024’에서 챗봇으로 유튜브뮤직 내 음원 목록을 만들 수 있는 기능도 공개했다. 구글의 자체 생성 AI인 제미나이를 활용한다.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구글의 경쟁사인 스웨덴의 스포티파이는 AI 기술을 무기 삼아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세계 음원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1.7%였다. 텐센트뮤직(14.4%), 애플뮤직(12.6%), 아마존뮤직(11.1%), 유튜브뮤직(9.7%) 등과 격차가 컸다.
스포티파이는 AI가 이용자 취향을 분석해 음원 목록을 자동 생성해주는 ‘AI 디제이’ 기능을 지난해 2월 선보였다. 지난 4월엔 이 기능에 챗봇을 붙였다. 이용자가 프롬프트에 원하는 분위기를 입력하면 AI가 이에 맞춰 음원 30개가 담긴 목록을 제공한다. 프롬프트를 수정해 생성 목록을 미세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좀비들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힘을 얻기 위한 음악”처럼 색다른 상황에 맞는 곡들도 추천 받을 수 있다. 이 챗봇 기능은 영국과 호주가 우선 적용 대상이다.
AI 접목 시도가 통하면서 이용자 수도 증가세다. 스포티파이의 이용자 수는 지난해 4분기 6억200만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4억8900만명)보다 23% 늘었다. 유료 이용자 수는 같은 기간 2억500만명에서 2억3600만명으로 15% 증가했다. 스포티파이의 독주가 계속되자 애플뮤직도 새 기능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 IT 전문 매체인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뮤직에 음원 간 전환을 매끄럽게 해주는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니뮤직·멜론도 AI 추천 기능 도입
유튜브뮤직에 음원 스트리밍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국내 업체들도 AI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자회사인 주스를 통해 AI를 활용한 편곡 서비스인 ‘리라’를 다음 달 정식 출시하기로 했다. 주스는 지난해 6월부터 음원에서 악보를 AI로 추출해주는 서비스를 시험 운영해왔다. 리라로 악보 추출뿐 아니라 악보 편집, 악기를 바꿔 연주하는 편곡 기능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리라 이용자는 K팝을 클래식, 재즈 등 다양한 장르 분위기로 편곡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니뮤직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도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이 업체는 공간, 날씨, 이용자 등의 특색에 따라 AI가 음원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플로는 AI 기반 음원 추천 서비스인 ‘무드’를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자체 개발한 AI를 활용해 운동, 독서, 공부, 혼술(혼자 술마시기)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음원을 추천하겠다는 게 플로의 구상이다. 멜론은 한 곡을 선택하면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을 소개해주는 AI 기능을 지난해 도입했다. 텍스트를 AI 성우 목소리로 바꿔주는 서비스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유튜브뮤직의 강세가 여전하다. 앱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국내 음원 스트리밍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 4월 기준 유튜브뮤직이 720만명으로 가장 많다. 멜론(697만명), 지니뮤직(309만명), 플로(221만명), 스포티파이(69만명), 네이버바이브(62만명), 벅스(36만명)이 그 뒤를 이었다. 앞서 유튜브뮤직은 지난해 12월 멜론의 MAU를 뛰어넘었다.
멜론은 이용자 증가를 위해 3개월 간 월 100원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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