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되면 '대혼란' 오나…'파격' 결과 나왔다

입력 2024-06-03 11:38   수정 2024-06-0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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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 중앙은행(Fed)과 채권 시장에 위협이 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7년~2021년 재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롬 파월 Fed 의장을 해임한다는 설이 나왔고, 실제로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강한 불만을 표하는 등 Fed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금융 시장에 혼란을 일으켜 국채 금리가 오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 “Fed 자율성 낮아지고 파월 해임할 것”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블룸버그 마켓 라이브 펄스 설문조사에서 다수의 응답자가 트럼프 당선 시 Fed에 대한 정치적 간섭이 강화돼 Fed가 독립성을 잃을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27~31일 사이에 블룸버그 뉴스 단말기와 온라인 독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펀드 매니저, 경제학자, 개인투자자 등 484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할 경우 Fed의 자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그가 취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조치로 ‘중앙은행의 권력 제한’이 꼽혔다. 응답자의 44.3%가“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Fed를 정치화하거나 Fed의 권한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SNS와 공개 석상에서 Fed 정책 언급’(35.4%), ‘제롬 파월 Fed 의장 임기 만료 전 파월 의장 해임’(14.1%)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응답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Fed가 자율성을 잃을 확률을 40%로 내다봤다.



트럼프 1기 시절 그의 행보를 목격한 응답자들은 2기 집권기에도 그가 비슷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뒤 더 낮추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등 지난 수십년간의 관례를 깼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앙은행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트럼프 캠페인 관계자들은 이러한 논의가 캠페인에서 직접 나오지 않는 한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 트럼프 캠페인 관계자는 “트럼프는 연준의 독립성에 도전하는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 금융시장 혼란 오나

블룸버그 통신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되돌리려는 움직임은 상당한 장애물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세계 최대 경제의 감독자로서 중앙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약화하고 금리 인하에 대한 정치적 압력에 노출해 금융 시장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기준 금리를 2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훨씬 중요해졌다고도 짚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상실이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다이앤 스웡크 KPMG LLP 수석 경제학자는 “채권 시장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실질적인 공격으로 인해 흔들릴 가능성이 높으며 주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조사 참가자 중 24%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즉시 25bp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23%는 국채금리의 완만한 상승이 가장 유력한 결과라고 응답했다. 나머지 25%만이 국채 금리가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점쳤다.

빌 그로스 역시 지난 26일 “트럼프의 재집권은 급증하는 미국의 적자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은 지속적인 감세와 비용 상승을 이끄는 방식”이라며 “트럼프의 승리는 조 바이든의 재집권보다 채권 시장에 약세와 파괴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 바이든 당선 시 Fed 독립성 유지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기에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응답자들은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 시 그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들의 54%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그가 취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조치로 ‘중앙은행을 내버려 두는 것’을 꼽았다. 바이든의 고문들은 중앙은행의 자율성을 유지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수바드라 라자파 소시에테 제네랄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 역시 “우리는 종종 중앙은행의 정책 조치를 비판하지만, 현재의 구조는 지난 100년 동안 잘 작동해 왔다”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자체는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47%는 대선 시기가 정책 입안자들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35%는 중앙은행이 선거 이후까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18%는 선거일에 가까워지기 전인 7월에 중앙은행이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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