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이던 게 2만원까지…한국파마 개미들 '진땀'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4-06-08 07:00   수정 2024-06-10 06:01


한때 주가가 10만원(2021년 1월 21일 장중 9만4800원)에 육박했는데 2만원 밑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연중 최저가(5일 1만7450원)를 기록하고 있는 이 종목은 한국파마. 이 회사는 8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438위(1960억원) 제약사다. 2021년 1월 주가 강세는 당시 코로나19 상황으로 제넨셀과 코로나 감염증 및 대상포진 치료제에 관한 업무협약(2020년)을 체결한 바 있는데, 제넨셀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한국파마는 1974년 창업 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을 위해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미국 식품의약국에 의해 발행된 최고 수준의 우수 제조 관리 기준) 수준의 생산시설 구축과 품목별 밸리데이션(적격성 평가)을 실시하는 등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의 선진화와 품질관리 체계 구축, 중앙연구소를 통한 전문의약품 중심의 다양한 의약품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DDS(Drug Delivery System·약물전달시스템)를 이용한 고난도의 제제기술 개발로 다국적 제약회사(먼디파마·GSK 등)에 다양한 의약품을 생산 및 공급하고 있으며, 30여개국에 50여종의 완제 의약품 수출 및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공동개발 투자로 기술력과 생산력을 인정받고 있다.

8일 한국파마 관계자는 “건강한 사회와 사람이란 모토를 기반으로 21세기 최고 제약기업 도약이란 기업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R&D(연구개발) 역량 강화, 기업 문화의 개선, 경영 정보의 통합과 투명 경영 등 지속적인 혁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장동력은 경구용 빈혈치료제·소아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제”
미래 사업 계획에 대해 “질적 성장을 위한 장기적 토대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며 “2026년을 기점으로 투자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 중인 신제품이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고 답했다. 그는 “신제품군의 상용화와 함께 기존 도입한 의약품의 효과도 본격화되면서 2026년 실적 모멘텀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이를 위해 “다년간의 제품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도 높은 신제품을 선보이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로 기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신성장동력으로는 경구용 빈혈치료제와 소아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제가 꼽힌다. 그는 “경구용 빈혈치료제 아크루퍼의 경우 3가 철 이온(Fe3+)과 말톨의 화합물로 복용하더라도 철이 위장관 내에서 이온화되지 않아 기존 빈혈치료제와 달리 속 쓰림·변비 등 위장 장애를 현저히 개선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빈혈 유무와 관계없이 철 결핍에 사용하는 제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허가 받은 제품이다”고 설명했다.

또 “소아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다양한 증상과 중증도를 보이는 복잡한 질환으로 효과적인 치료제가 부족한 상태다”며 “소아 자폐스펙트럼 장애 치료제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아스트로젠에 지분 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아스트로젠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었고, 한국파마는 치료제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자폐증 환자와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다국적 제약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성이 검증된 의약품 라이선스를 취득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주가 부양책 세 개의 카드는 … “신제품 출시와 파이프라인 강화”
최근 5년간 실적은 안정적이다. 2019년 매출 661억원과 영업이익 72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832억원, 영업이익 63억원으로 매출은 25.87% 증가했지만 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1분기엔 매출 202억원(전년과 유사), 영업이익 16억원(3.9% 증가)을 기록했다.

한국파마의 사업 구조와 수익 모델을 살펴봤다. 첫째, 전문의약품 제조 및 판매 유통이 주요 사업영역이다. 주력 제품군은 항우울제 등 정신질환과 소화기관용 치료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전문의약품을 생산 및 판매하며, 각 제품군은 철저한 품질 관리와 연구개발로 개선되고 있다.



둘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의 의약품 수탁 생산 사업도 병행 중이다. 국내 의약품 회사들로부터 위탁생산 계약을 맺어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

셋째 해외 진출을 통한 수출 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주로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 관계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현지 규제에 맞춘 제품 등록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파마는 제조·판매와 수탁생산을 기반으로 한 복합 사업 구조를 구축해 다각적인 수익 창출 체계가 인상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추락 중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1만7970원으로 역사적 고점 대비 81.04% 떨어졌다. 올 들어선 24.02% 하락했다.



주가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을까. 회사 관계자는 ‘세 개의 카드’를 언급했다. 첫째, 신제품 출시와 파이프라인 강화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연구 개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신제품을 지속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 매출 성장과 해외 판매 네트워크를 확장해 수익의 극대화를 노린다.

둘째, 생산 설비의 현대화와 경쟁력 강화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생산 설비 도입과 업그레이드를 통해 생산 과정 효율성을 높인다. cGMP를 철저히 준수해 제품의 품질을 크게 향상시켜 소비자의 신뢰를 얻겠다는 심산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26일 CB(전환사채) 230억원을 발행해 생산설비 투자에 나섰다.

셋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을 적극 시행한다는 것이다. 기업 가치 상승을 통해 배당금 상향으로 주주들과 이익을 함께 나눈다는 계획이다.

총 주식 수는 1090만6701주로 최대주주는 박재돈 창업주(지분 26.04%) 외 특수관계인 14인이 지분 64.59%를 갖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0.63%로 유통 물량은 30%가 조금 넘는다.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371억원, 부동산 자산은 233억원 정도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 76.88%, 자본유보율 1079.40%다.

2028년 매출 1500억 도전 … 토털헬스케어 기업 도약 꿈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1974년 민생제약사를 인수해 1985년 한국파마 법인으로 전환해 업력 있는 제약기업으로 브랜드 충성도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 진입과 같은 인구구조 변화는 노인 진료비의 가파른 상승과 함께 만성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의 수요 증가로 제약주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부정 요인으로는 제약시장 경쟁이 치열해 대형 제약사들과 경쟁서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일 수 있고, 원료의약품 가격 변동이 생산원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28년 매출 1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국을 대표하는 토털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주력 제품군 5개를 육성하고, 정신신경계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의약품 최신 기술 도입으로 신뢰받는 제품을 제공하고, 유통망 혁신과 데이터 기반의 선행 영업 체계를 구축해 시장 대응력을 높여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파마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60% 이상으로 스몰캡치고 굉장히 높은 편이다”며 “사업 구조도 의약품 제조 및 판매, 위수탁사업, 수출, 라이센싱 아웃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게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또 “주요 의약품도 정신신경계, 소화기계, 순환기계 등 품목이 다변화되어 있어서 매출이 3년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영업이익도 견실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이익이 안정되어 있는 것에 비해 배당수익률은 비교적 낮은 편이고 거래량이 적은 게 아쉽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배당 증익 또는 무상증자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새로운 주주친화정책이 나와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국파마의 지난해 배당금은 1주당 5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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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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