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의 엔비디아와 테슬라 사랑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줄곧 서학개미 순매수 1위를 달렸던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지난달 스타벅스에 이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월 한 달 간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스타벅스였다.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순매수 결제 금액은 8513만6090달러에 달했다. 그 뒤를 마이크로소프트(8300만1130달러), 구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GLOBAL X COPPER MINERS(COPX)'가 이었다. COPX의 순매수 결제 금액은 7038만8914달러 수준이었다.
서학개미들이 스타벅스를 사들이는 배경에는 이른바 '하따'로 불리는 '하한가 따라잡기'가 있다. 하한가 따라잡기란 급락한 종목의 기술적 반등을 노린 투자법을 의미한다. 스타벅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85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지난달 실적 발표 하루 만에 주가는 15% 이상 하락했다. 중동 전쟁 이후 스타벅스가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낙인 찍히며 불매 운동이 시작된 영향이다. 스타벅스 주가는 연초 이후 14.33% 하락해 지난해 말 100달러 대에서 현재 8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모멘텀(상승 동력) 없이 섣부르게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스타벅스는 올해 운영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단기 전략적으로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3월과 4월 각각 서학개미 순매수 1위를 기록했던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5월 순매수 상위 5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면서 서학개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는 올 들어서만 127.53% 상승했다.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자리에서 장기간 집권했던 테슬라 역시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으로 둔화되면서 투자 열기가 식었다는 평가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측은 "테슬라가 최근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현재 성장 정점에 있다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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