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이렇게 오를 일이 아닌데"…SK그룹주 강세에 경고

입력 2024-06-03 15:11   수정 2024-06-03 15:31

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며 이혼 소송 판결에 대한 의견을 밝힌 가운데 SK그룹주 주가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은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2심 판결이 난 뒤 3거래일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SK 우선주인 SK우는 전 거래일 대비 3만2000원(18.08%) 뛴 20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SK도 2400원(1.36%) 오른 17만86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SK가 최대 지분을 가진 주요 계열사들도 오르고 있다. SK이노베이션(6.5%), SKC(4.17%), SK네트웍스(1.58%) 등이 동반 상승 중이다. SK스퀘어(-0.13%)는 약보합을 기록 중이다. SK스퀘어가 최대주주인 SK하이닉스는 2%대 오르고 있다.

그룹주가 대체로 오르자 SK 계열 주요 기업들을 묶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오르고 있다. 'KOSEF SK그룹대표주'는 전 거래일보다 300원(2.43%) 오른 1만2635원에 거래 중이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SK 지분율은 25.57%다.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할 땐 경영권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오면서 관련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SK와 국가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히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지만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이라며 "SK와 구성원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 관장 측은 최근 일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노 관장은 사회공헌 활동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며 "재산분할로 받은 돈을 노 관장 혼자 쓰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에선 지나친 매수세에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SK우의 경우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41% 넘게 오른 데 이어 이날도 20% 넘게 뛰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지주사 담당 애널리스트는 "노 관장 측이 SK 경영권에 관심이 있어서 소송을 건 게 아닌 만큼 경영권 분쟁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며 "주가가 이렇게 오를 일이 아닌데도 투자자들은 '코끼리 코 만지듯'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배당은 분명 늘어날 것이란 점에서 주가 부양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며 "주가가 빠질 일보다는 올라갈 일이 많아 보이니 이런 이유에서 투자자들이 SK 주식에 과감히 베팅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종심이 있기 전까지는 작은 발언에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니 투자자들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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