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부진하던 코스피지수가 6월 첫 거래일부터 큰 폭으로 반등하며 2700선 탈환을 눈앞에 뒀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넘게 순매도한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섰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당분간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3일 1.74% 상승한 2682.52에 마감했다. 개인이 4196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저가 쇼핑’에 나섰다. 각각 2338억원, 18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324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코스피지수 하락을 주도한 외국인은 6월 첫날부터 매수세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선 지난달 31일 발표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예상치와 부합하면서 외국인의 안도 랠리가 나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거 반등했다. 시총 상위 20개 종목 중 KB금융(-0.13%)과 신한지주(-0.32%)를 제외한 18개 종목이 모두 상승했다.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99%, 2.64% 오르며 동반 상승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54.5%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인 점이 반영되며 외국인이 두 종목을 각각 1367억원, 905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것은 지난달 23일 후 7거래일 만이다.
이 밖에 시총 4위 현대차와 7위 기아도 각각 4.74%, 2.55% 올랐고, 부진하던 LG에너지솔루션(0.3%)과 포스코퓨처엠(1.8%)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도 소폭 상승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동해안 가스전 시추 기대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5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642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249개 종목은 하락, 47개는 보합세였다. 대형주 위주로 매수세가 쏠리며 코스닥지수는 0.56%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일부 업종이 아닌, 시총 상위 대형주들의 동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시장 흐름을 좌우하고 있는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선물을 8509억원 순매수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2600이면 싸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그 아래로는 내려가더라도 금방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변동성은 있겠지만 6월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은행주를 선호 업종으로 추천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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