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리브리반트’의 임상 결과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시카고까지 날아왔습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 행사장에서 만난 한 프랑스 연구자의 말이다. 폐암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고 있는 렉라자에 대한 세계 암 연구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해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국산 신약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 티움바이오 등 K바이오도 호평을 받았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번 행사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임상 3상의 세부 분석 결과 등 5건의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폐암 전문가들은 “폐암 환자를 위한 치료 선택권이 확대됐다” “타그리소를 넘어서는 효능이 확인됐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이 개발해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항암제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임상 1상을 진행하던 도중 얀센에 1조6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오는 8월 FDA 허가를 받게 되면 한국산 항암 신약으로는 첫 사례가 된다. 존슨앤드존슨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매출 목표를 약 6조6000억원으로 잡고 있어 유한양행이 받게 될 로열티 수익은 적지 않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연구 성과도 주목받았다. 큐리언트는 항암제 ‘Q901’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평균 4회 이상 표준치료를 진행했는데 재발한 암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을 투여한 결과 유방암·난소암 등 일곱 가지 암종에서 안전성이 확인됐다. 티움바이오는 경구용 면역항암제 ‘TU2218’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 임상 1b상 중간 결과에서 진행성 말기 고형암 환자 12명으로부터 질병통제율 66.7%의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질병통제율은 항암제 투여 후 암세포의 성장이 멈추거나 크기가 줄어든 비율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주로 참여하는 전문가 세션에 국내 바이오기업 에이비온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시카고=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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