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공 시추에 최소 1000억…성공확률 20%

입력 2024-06-03 18:41   수정 2024-06-04 02:15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기초 탐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시추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기자브리핑’을 열어 올해 말부터 자원 부존 여부를 확인하는 시추 작업에 나서고 내년 상반기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1공 시추를 연말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부존 여부와 부존량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1공을 뚫는 데 1000억원의 재정이 필요하고 성공 확률은 20%로 최소 다섯 번은 뚫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미국 심해기술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에 물리 탐사를 의뢰해 동해 심해에 석유·가스 유망 구조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부가 물리탐사 자료 해석을 거쳐 산출한 ‘탐사자원량’은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이다. 탐사자원량은 추정 매장량으로 시추를 통해 확인한 수치는 아니다.

정부는 오는 12월 첫 시추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최소 다섯 개 이상의 시추공을 뚫어 부존 여부와 부존량을 확인할 계획이다. 부존 여부가 확인되면 경제성 검토를 거쳐 상업 개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개발 재원 마련 방법 등도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개발의 경제성이 입증되면 정부는 본격적인 상업 개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는 7~10년가량이 걸리며 생산 기간은 약 30년이다. 최 차관은 “2027년이나 2028년쯤 공사를 시작해 2035년 정도에 상업적 개발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매장이 확인돼도 우리가 (개발) 경험이 없고 기술도 부족해 해외 메이저 기업 투자는 필수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추가 탐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탐사를 진행한 지역은 전체 광권의 3분의 1 수준이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2004년 성공한) 동해 가스전은 열 번 실패하고 열한 번째에 성공해 산유국이 될 수 있었지만 심해는 한 번 뚫는 데 1000억원이 들어 여러 번 시도할 여력이 없다”며 “가능성 있는 지역을 넓혀가면서 성공 확률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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