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55·사진)이 검찰 인사가 마무리된 3일 각종 현안에 대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북송금 검찰진술조작 특검법’을 발의한 데 대해 “사법방해”라고 일갈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검찰 소환 여부와 관련해선 “법 앞에 성역은 없다”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약식회견을 자청해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과 관련, “사법방해 특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해당 사건에 대해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를 1년 8개월 전에 기소했고, 그 이후 재판이 이뤄졌고, 법원에서 세 차례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단 나흘 뒤 판결 선고를 앞두고 있다”면서 “재판 말미에는 심지어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 이화영(이 전 부지사)의 유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유죄를 강력히 추정한다는 주장까지 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수사 대상자인 이 전 부지사와 민주당 특에서 특검법을 발의해 검찰을 상대로 수사를 하겠다는 건 그 뜻과 목적, 의도가 어떤 것인지 국민 여러분께서 아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특검은 검찰에 대한 겁박이자 사법부에 대한 압력”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민주당이) 특검 사유로 내세우고 있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회유, 또 전관 변호사에 의한 회유는 이미 검찰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고, 민주당에서도 이에 대한 어떠한 반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전 부지사는 국회의원과 부지사, 킨텍스 사장을 지낸, 정치적으로 중량감 있는 중진인데, 어느 검사가 그런 분을 회유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 총장은 “법치주의 국가라면 상상할 수 없는 형태의, 수사 대상자가 검찰을 수사하겠다는 특검법이 발의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특검에 대해 “입법권 남용이자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사법방해 행위에 대해선 수사와 재판을 통해 명확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김 여사 사건 관련, 김 여사를 소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중앙지검 1차장부터 여러 차장들이 새로 보임하며 수사팀이 재편됐으니 수사팀에서 수사 상황과 조사의 필요성을 충분히 검토해 바른 결론을 내리리라 믿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비단 이 사건만이 아니라 모든 사건에 있어 검사들에게 당부하는 건 우리 법 앞에는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는 것”이라며 “그런 원칙과 기준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을 늘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총장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만 드린다”며 “원칙적으로 증거와 법리에 따라 제대로 수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총장은 “일선 검사들이 사법방해와 관련된 공격을 많이 받고 있다. 한쪽에선 검찰 독재라고, 한쪽에선 검찰이 2년 동안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한다”며 “이것은 검찰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들은 바르고 반듯하게, 정파, 이해관계, 신분, 지위와 관계없이 정도만을 걷겠다는 생각을 갖고 (수사에) 임해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