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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가 중국 자본과 연계된 펀드들에 호주 희토류 광산업체 노던 미네랄의 지분을 매각할 것을 명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짐 찰머스 호주 재무장관이 중국과 관련된 일부 투자자들에게 노던 미네랄 주식 처분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재무부는 중국 위샤오 펀드와 4개의 관계사들에 노던 미네랄의 지분을 축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며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조언에 따른 이번 결정은 우리의 국익을 보호하고, 외국인 투자 프레임워크를 준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샤오 펀드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중국 국적의 사업가 우 위샤오가 소유한 개인 투자기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정부의 명령에 따라 위샤오 펀드는 지난해 9월 취득한 노던 미네랄 주식 8000만주를 60일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 이는 노던 미네랄 발행 주식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위샤오 펀드의 4개 관계사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블랙스톤 리소스, 아랍에미리트(UAE)에 등록된 인디언 오션 인터내셔널 등이 포함됐다.
위샤오 펀드는 작년 2월 노던 미네랄의 지분을 기존 10%에서 20%로 두 배 가량 늘리기 위해 FIRB에 주식 취득 승인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노던 미네랄은 FIRB에 "위샤오 펀드가 관계사들을 동원해 비밀리에 지분을 늘려 호주 정부의 명령을 위반했다"며 조사를 의뢰한 바 있다. 노던 미네랄은 위샤오 펀드가 중국 본토에 본사를 둔 지난위샤오 그룹의 회장인 우 위샤오가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던 미네랄은 서호주에서 희토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호주는 최근 핵심 광물을 포함해 국가 안보와 관련이 있는 주요 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FT는 "이번 정부 조치는 풍력 터빈과 전기자동차, 방위 산업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을 둘러싸고 호주 정치권 내 논쟁이 격렬해지는 데 나왔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중국은 희토류 채굴의 70%, 가공 능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호주와 중국은 2018년 호주가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동참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5세대(5G) 이동통신 통신망 사업에서 배제한 뒤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이 2020년 호주산 소고기 수입 금지 등으로 맞대응하며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그러다 2022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취임한 뒤 중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이 잇따랐다.
지난해 앨버니지 총리가 호주 총리로는 7년 만에 처음 중국을 찾았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이달 호주를 답방한다. 로이터통신은 "찰머스 장관은 호주의 외국인 투자 제도는 어떤 국가도 차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호주는 최근 중국과 관련된 일부 투자 및 거래를 차단했다"며 양국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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