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은 규정상 상장이 금지돼 있어 투자자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ETF는 대부분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미국 장기채 하루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3X’(TMF)에는 2억5228만달러 뭉칫돈이 몰렸다. 올초 미 장기채 투자 열풍이 불면서 초고위험 상품에도 투자가 집중된 것이다. 레버리지 상품인 만큼 올 들어 수익률은 -22.19%로 손실이 더 컸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도 투자가 집중됐다. 테슬라 하루 수익률의 1.5배, 2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TSLL), ‘티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TSLT)에는 각각 2억3428만달러, 2억2886만달러가량의 순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그래닛셰어즈 1.5X 롱 엔비디아 데일리’(NVDL)는 순매수 1억7425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레버리지 3배 상품이나 단일 종목 2배 ETF는 당국의 규정(한 종목 비중 30% 제한, 구성종목 최소 10개 이상)으로 상장이 불가능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분산 투자라는 ETF의 취지에 맞게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위험 상품이지만 이에 대한 투자자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상장 레버리지 ETF는 기본예탁금 1000만원, 금융투자협회 사전 온라인교육 이수 등 진입 규제가 있는 반면 해외 상장 ETF에는 이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운용업계에서는 규제 때문에 투자금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단일 종목 ETF 시장은 2022년 7월 첫 출시 후 레버리지 상품 인기에 힘입어 올 1분기 기준 순자산 70억달러(약 9조5700억원) 시장으로 성장했다. 1분기에만 33억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TSLL의 한국인 보유 비중은 35%에 이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단일 종목 ETF가 한국 투자자를 미국 시장으로 끌어모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권에 레버리지 ETF가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ETF 규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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