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수개월 정성 들인 오찬에…아프리카 영부인들 '감동'

입력 2024-06-04 21:03   수정 2024-06-04 21:35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아프리카 정상 배우자들과의 4일 오찬 행사를 주재했다. 한국 전통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공연부터 메뉴까지 몇 달간 살뜰하게 챙겼다는 전언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오찬' 행사를 주재했다. 상춘재 오찬장은 한국과 아프리카산 꽃을 백자 화병에 담아 꾸몄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조화와 화합을 상징했다는 설명이다.

김 여사는 인사말에서 "한국은 60여년 전 전쟁의 폐허를 딛고 단기간에 기적적인 성장을 이뤄낸 경험이 있고, 아프리카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륙으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많은 아프리카 정상들을 초청해 미래를 논의하는 것은 한국 역사상 최초"라고 했다.

김 여사는 "한국과 아프리카는 문화적·정서적인 면에서도 공통점이 크다"며 "전쟁과 식민 지배 등 역사적인 아픔을 극복하고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자녀에 대한 희생과 강인함 등 '어머니의 정서'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찬은 퓨전 한식을 기본으로 할랄과 채식, 락토프리(lactose-free, 유당제거) 등 개인적 취향과 선호도를 세심하게 반영한 메뉴를 제공했다. 전채 요리로는 모둠 냉채, 기본 찬으로는 더덕나물과 궁중떡볶이, 백김치와 초당 옥수수죽을 냈다. 메인 요리는 할랄 안심 너비아니 구이와 구운 채소, 배추겉절이, 제주 옥돔구이, 두부구이, 미니 김밥 등을 준비했다. 떡, 우엉차, 과일 등도 후식으로 나왔다.

오찬에 앞서 사전 공연에서 동서양의 조화를 이루는 첼로·가야금의 퓨전국악 연주가 10분가량 펼쳐졌다. 오찬 후 녹지원에서 펼쳐진 본 공연에서는 한국과 아프리카의 '합작 판소리'를 선보였다. 국가 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인 민혜성 명창과 그의 제자로 카메룬 태생 프랑스인인 마포 로르가 협연했다. 일부 대목은 한국어와 프랑스어로 함께 부르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우리 전통문화를 영부인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공연, 메뉴까지 수개월 동안 모두 섬세하게 챙겼다"고 했다. 또 아프리카에서 온 인사들이 우리 측이 준비한 여러 행사에 대해서 크게 만족했다고 전했다. 보츠와나 영부인은 문화 공연에 감동해 눈물도 보였다는 후문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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