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톱배우 탕웨이(44)는 최근 인터뷰에서 8살 딸 육아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4년 영화 '만추'를 통해 김태용 감독과 만나 결혼에 골인한 후 2016년 딸을 낳았다. 탕웨이는 '분당댁'이라는 애칭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탕웨이의 딸 썸머는 현재 베이징에서 학교를 다니는 중이다. 그는 "주관이 강하고 명확한 아이"라며 "독립적인 개체로 보고 있다. 아이가 독립적이어야 엄마도 독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인가 하라고 할 때도 무조건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썸머에게 먼저 이해시키려고 한다. 이해할 시간을 오래 주는 편이다. 그 아이가 잘못 받아들이면 하나씩 차근차근 알려주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해야 해'라고 판단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최근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청년 3명 중 2명은 부모의 집에 얹혀 살거나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일명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육아 전문가들은 성인이 되기 전 자녀가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미향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유튜브 '온토리'를 통해 "나도 엄마 노릇 34년 차다. 아동복지 공부를 하고 코치를 활동한 지 20년 이상인데 이론과 실제의 실천적인 갭을 메꾸기가 어렵다"며 "어떤 것이 해답인지 많은 부모가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야기가 다 다르기 때문에 아이 키우기는 정말 어렵다"고 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말은 아이에게 본보기와 모범을 보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도 교수는 "좋은 아이는 부모와의 좋은 관계에서 시작된다. 부모가 본보기를 보이고 모범을 보이라는데 부모도 어떻게 모범을 보이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부모도 역할에 대해 지대한 공부를 한 것은 아니고 우리 부모님이 한 것을 답습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방법이 훌륭하고 옳은 방법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 교수는 "부모 입장에선 공부, 방 정리, 미래 계획도 알아서 아이가 척척 하면 얼마나 행복하고 좋겠느냐. '헬리콥터맘'이란 말도 나온다. 아이 주변에 맴돌면서 '이거 해', '저거 해'하는 엄마들을 말한다. 잔소리 같은데 한편으로 엄마가 다 정해주니까 편하다고 느낀다. 아이 입장에선 별로 생각을 안 해도 된다. 그렇게 아이를 기르다 보면 아이가 수동적으로 되고 생각하는 힘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도 교수의 아이는 주도적인 편인데도 '나 시간 남는 데 뭐 해야 해'라고 묻기도 한다고. 도 교수는 "그동안하고 싶은데 못 한 일이 있을까?"라고 아이에게 생각하고 결정하고 선택할 시간을 준다고 했다.
매사에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 훈련되면 주도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이가 주도적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부모의 관점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도 교수는 "아이를 긍정적 관점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개입하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이야기 하다 보니 아이 입장에선 잔소리처럼 들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는 '잘 할 수 있을 거야', '기다릴게' 이런 믿어주는 자세로 아이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부모는 자기 경험을 아이에게 고스란히 투영하며 '꼰대'가 되기도 한다. 도 교수는 이렇게 아이를 키우면 수직적인 관계가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파트너십이라고 한다. 친구 같은 수평적인 관계가 중요하다. 만약 성적이 안 나왔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떤 방법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까' 하면서 고민하고 방법을 함께 찾아가자"고 말했다.
그렇다고 '방임'의 형태는 안 된다. 아이의 곁에서 지켜봐 주면서 도움이 필요하면 지지하고 도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숙제해', '공부해', '게임 그만해' 처럼 지시 명령형으로 말한다. 한 방향 소통이다. 도 교수는 "걱정되는 부분을 아이에게 말해주면 된다. '네가 해야 할 공부를 못 할까 봐 염려가 돼', '게임을 하다가 건강이 나빠질까 봐 걱정돼' 하면서 말이다. 질문을 통해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부모가 충분히 공감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나눌 때, 스스로 결정해야 하겠다는 마음도 생기고 주도적으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코칭의 기술에는 '질문하라', '경청하라', '인정하라'가 있다. 도 교수는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모가 아이를 믿고 충분히 신뢰하고 공감하고 이해해주면 아이는 반드시 성장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접근하면 아이는 자신의 마음이 부모에게 접수가 제대로 안 됐다고 생각하기에 떼쓰고 울고 보챈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 마음의 패러다임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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