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칩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액면분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요동치는 경향이 있지만 그동안 가격이 비싸 투자를 머뭇거렸던 소액주주들의 관심이 클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7일(현지시간, 한국시간 8일) 장 마감 이후 10대1 액면분할을 단행한다. 6일 장 마감 때까지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하루 뒤 장 마감 후 9주를 추가로 받게 된다. 7일 액면분할을 단행한 뒤 다음주 월요일인 10일부터 곧바로 분할된 주식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엔비디아 주가가 현재 주당 1164.37달러(약 159만6000원)으로 7일 장 마감 후 주가 수준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액며분할 이후 주가는 116달러(15만9000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액면분할 이후 주가 흐름이다. 액면분할은 자본금 증감 없이 주식을 쪼개 주당 가격을 낮추는 것을 말한다. 본질적 기업가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주식 가격이 낮아지면서 거래 활성화를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다.
높은 가격 탓에 진입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어 액면분할은 통상 주가에 호재로 여겨진다. 엔비디아는 2021년 7월 4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한 바 있는데 한 달 후 주가는 12% 올랐다. 연말에는 액면분할일 기준 주가 상승률이 59%에 달했다.
액면분할로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투자자들이 꼽는 기대 요소다. 다우지수 편입에는 따로 정해진 규칙이 없는데, 다우지수 편입의 결정권을 가진 S&P다우존스인덱스위원회는 주당 가격이 너무 높은 기업들의 경우 편입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한 종목으로 인해 지수가 왜곡될 수 있어서다.
또 다우지수는 미국의 대표 주식만 편입한다. 현재 미국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반도체 업종을 대표해 다우지수에 편입돼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반도체 주식의 대표가 됐다. 다우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지수를 쫓는 투자금)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액면분할 이후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 물량이 나오면 주가가 단기간에 요동칠 수 있다. 주식 비중이나 총 투자 금액을 형식적으로 맞추기 위해 단기간에 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경우가 있어서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2030년까지 AI와 사물인터넷으로 시장 규모는 1조달러까지 확디돼 그 어떤 시기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비디아는 매출과 장기 이익 증가를 고려하면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이미 엔비디아로 몰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주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종목은 엔비디아로 8796만달러(약 1206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주식 보관금액(외화증권 총 잔고) 역시 지난달 말 기준 110억7689만달러로 테슬라(106억7793만달러)와 애플(46억0952만달러)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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