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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출구조사 예측과 달리 ‘압승’에 실패하면서 차기 정부의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A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인도국민당(BJP) 주도의 정치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은 전체 543개 의석 중 294석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중 BJP가 확보한 의석수는 240개로 직전 2019년 총선 때 얻은 303석보다 63석 가량 줄었다. 당초 NDA가 400석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치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모디 총리는 지난 4월 19일 총선 개시 전 집권 10년간 경제성장 등을 부각시키며 표심을 공략했다. 하지만 초반 투표율이 2019년 총선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나오자 인구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 결집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이변은 힌두교 중심 북부와 인도 비즈니스 중심지 뭄바이가 있는 서부에서 일어났다. 이들 주요 지역에서 패배한 이유는 높은 경제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등을 우려하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또한 ‘부패 혐의’로 야권 인사들을 사법 처리한 것도 오히려 득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했지만 차기 정부를 구성하려면 소수 지역정당에 권한을 배분하고, 타협해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 일부 공약은 폐기되거나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블룸버그는 “모디 총리가 토지, 노동법 개정은 물론 인도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개혁 조치를 이행할 수 있는 정치적 자산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현재 지지부진한 노동 개혁을 시행하고, 주요 산업 보조금 제도를 포함한 제조업 부흥 정책 개편 등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인도의 성장세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로서 잠재력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 실란 샤는 “일부 경제 개혁은 실현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인도 정부는 여전히 6~7% 성장 잠재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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