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만드는 선박의 가격 지수를 나타내는 신조선가지수가 1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조선사들의 일감이 2027년까지 꽉 차는 등 수주 호황이 1년 넘게 이어진 덕분이다.
5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신조선가지수는 186.42를 기록했다. 조선업 호황이 절정기였던 2008년 10월 187.19 이후 최고치다. 전달 183.92보다 1.4% 올랐다. 2만2000~2만4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크기 컨테이너선의 경우 척당 가격이 2억6650만달러에서 2억6750달러로 100만달러 상승했다.
신조선가지수 상승으로 한국 조선사들도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3~4년치 일감을 확보한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의 도크에는 빈 자리가 없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57억4000만달러, 총 158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올 들어서도 135억달러, 108척의 계약을 따냈다.
수주 낭보 덕분에 조선소는 ‘풀가동’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6년까지 매년 45척 가량의 선박을 고객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83억달러(29척), 올 들어 38억달러(18척) 계약을 했다.
하지만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돈이 되는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나선 상황에서 한화오션의 수주 물량은 상대적으로 적다. 한화오선의 지난해 수주량은 41억1000만달러, 21척이었다. 올해에도 17척(33억9000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수주 호황이었던 2021년 61척(108억6000만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연도별 인도 물량은 올해 39척에서 2025년 30척, 2026년 25척으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지수가 고공행진을 하며 공격적인 수주를 진행한 조선사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김우섭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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