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정비 근로자 7명이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다 혈액암 판정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에게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오 시장은 서울교통공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서 혈액암이 집단 발병한 것과 관련해 5일 오전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공사 측에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한 언론은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를 인용해 서울교통공사에서 일하는 차량 정비 관련 직원 7명이 혈액암 진단을 받았고, 이 중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두 명은 업무상질병(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고 보탰다.
다수의 직원이 집단으로 혈액암을 진단 받은 건 열악한 근무환경과 관련이 깊다고 노조 측은 추정하고 있다. 근로자들이 도색 작업 중 유기용제를 다수 사용한 것이 혈액암 발병을 일으켰다고 본다는 설명이다.
특히 산재 판정을 받은 한 직원의 질병판정서에는 '도장 세척 작업을 장기간 수행하면서 각종 유해 화학물질에 지속해서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돼 업무와 상병 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 시장은 사측인 서울교통공사가 방어적으로 접근하는 대신 더 적극적으로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 환경 개선이 이뤄진 이후에도 여전히 직원들이 유해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지에 대해서도 파악해보라고 했다.
오 시장은 공사가 직원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원인 규명을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관련 조직도 만들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공사와 노조 측은 근속 15년 이상 83명 대상으로 올해 안에 혈액암 진단 위한 혈액도말검사를 하기로 지난 3월 합의했다. 아직 정확한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다. 공사 관계자는 "전체 산재 신청자 수를 파악 중"이라며 "조사가 진행된다면 협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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