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명노현 LS 부회장 등이 5일 무사 파키 무함마드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 웜켈레 케베츠웨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 등과 별도로 면담했다. 이날 면담은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 앞서 이뤄졌다.
이 만남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자동차를 약 30만 대 팔고 있다”며 “아프리카는 멀지만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도 함께했다. 별도 면담은 오전 9시15분께 시작해 30여 분간 진행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앙골라 모로코 콩고 등 아프리카의 다양한 나라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자동차를 22만여 대 팔았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이 지역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52만여 대를 판매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 회장이 이번 행사에 참석한 것도 미개척 시장인 아프리카를 눈여겨보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메네 사무총장은 “2035년까지 아프리카는 매년 500만 대의 새로운 자동차 수요가 있지만 현재 생산능력은 150만 대에 불과하다”며 한국 자동차업계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면담에선 도요타와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가 아프리카에 공장을 지으며 활발하게 투자하는 상황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인구 14억 명인 AfCFTA는 잠재력이 큰 만큼 한·아프리카 회담 정례화 필요성에도 참석자들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무역협회는 정상회의 이후 경제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AfCFTA 사무국과 한·아프리카 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등은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ODA)와 관련한 협력 사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국이 자본력을 앞세워 ODA를 강화하며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키워왔지만, 최근 광물만 탐내는 중국을 향해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반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2030년 100억달러 수준으로 ODA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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