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기업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제재 결정이 다음으로 미뤄졌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이날 오후 제11차 심의를 열고 카카오모빌리티 회계 처리 위반 안건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리고 조만간 임시 증선위 회의를 열어 재심의하기로 했다.
이날 심의에는 소명을 위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유영중 카카오모빌리티 최고재무책임자(CFO), 카카오모빌리티 측 법률대리인(법무법인 김앤장) 등이 참석했다.
카카오모빌리티 회계 처리 제재 안건은 지난 4월 금융위 산하 감리위원회에 첫 상정된 뒤 두 차례의 회의를 거쳐 이번 증선위에 상정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에 감리 결과를 담은 조치 사전통지서를 카카오모빌리티에 발송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가장 높은 양정 기준인 '고의 1단계'를 적용했다.
양정 기준은 위법행위의 동기에 따라 고의·중과실·과실로, 중요도에 따라 1~5단계로 나뉘는데 금감원은 동기와 중요도 모두 최고 수준으로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법인·개인에 약 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하고, 류긍선 대표의 해임을 권고했다. 아울러 검찰에 양측을 고발키로 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분식회계로 가맹택시 사업 매출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가맹수수료에서 제휴수수료를 뺀 4%만을 매출로 집계하는 방식(순액법)을 써야 하는데, 이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부풀린 매출이 3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결매출 7915억원 중 절반에 달한다고 봤다.
금감원은 이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 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외형을 불리려 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운행 매출의 20%를 받는 대신 주행데이터와 광고수수료 명목으로 16%를 주는 계약이 별도라고 주장한다. 고의로 부풀린 게 아니라, 택시 회사들로부터 받는 20% 수수료는 별도이기 때문에 온전히 매출로 산정(총액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IPO를 위해 중대한 회계 위반을 고의로 저지를 이유가 없다고 증선위에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순액법이나 총액법 어느 방식을 쓰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그대로여서다.
이날 증선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매출 처리 방식에 대한 '고의성' 여부가 쟁점이 될 예정이었다. 지난 두 차례 감리위 회의에서도 회계 위반 사실에 대한 위원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으나 고의 여부에서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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