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대형 제약사(빅파마) 20곳 가운데 16곳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고객사로 확보했다. 올 들어 2곳이 추가된 것으로 화이자, MSD(머크),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GSK, 일라이릴리 등 빅파마 시장을 사실상 석권한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 제정이 추진되면서 수주 문의도 두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비결로 ‘스피드’(신속성)와 ‘플렉시빌리티’(유연성)를 꼽았다. 그는 “36개월 걸리던 공장 건설 기간을 업계 최초로 24개월로 단축한 데 이어 최근 고객사의 수요가 확대돼 추가 단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제약사가 발주 후 물량 변경 등 주문 수정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에 대한 대처가 가능한 곳도 우리뿐”이라고 강조했다. 낮은 이직률도 비결 중 하나다. 그는 “유럽 CDMO업계는 경력직 이직 비율이 10~20%인 데 비해 우리는 2~3% 수준으로 훨씬 안정적인 조직문화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마운자로(일라이릴리) 위고비(노보노디스크)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수요 급증으로 주요 매출처인 항체치료제 CDMO 시장이 장기적으로 쪼그라들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항체치료제 시장은 매년 10%씩 성장 중”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항체치료제 시장은 자가면역질환 및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치매 치료제로 계속 확장될 것”이라며 “단일항체뿐만 아니라 이중항체 삼중항체 등으로 계속 수요가 늘고 있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공장을 오는 12월 완공해 가동할 예정이며 관련 수주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ADC는 유도탄처럼 암세포만 찾아 없애 기존 화학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한 차세대 항암제 기술이다. 그는 “ADC 사업 범위로 CDO, 위탁생산(CMO), 완제생산(DP) 등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며 고객이 원하는 대로 ADC 맞춤 설계·생산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설비 투자와 관련해선 2조원가량이 투입된 제5공장이 내년 4월 가동되고 6공장 투자도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압도적 세계 1위의 생산능력(78만4000L)을 갖추게 된다.
샌디에이고=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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