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4’에서는 미국의 경기 침체 여부를 놓고 전문가 분석이 크게 엇갈렸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IB)인 에버코어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봤지만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먼 회장은 “사무실에서 콘퍼런스가 열리는 호텔까지 20여 분간 걸어오면서도 경기가 나빠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최고재무책임자(CFO) 설문조사 지수 하락과 구인·이직보고서(JOLTS) 등 경기지표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경기에 민감한 물류·유통회사 CFO의 경기체감지수는 49로, 경기 위축의 기준점인 50을 밑돌고 있다”며 “테크기업의 경기 기대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8.7로 4월(49.2)보다 하락하는 등 경기가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4월 구인 건수는 전달보다 3.5%(29만6000건) 줄어든 805만9000건에 그쳤다. 2021년 2월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40만 건)에 못 미쳤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강력한 고금리 정책을 이어간 지 2년여 만에 경기지표에서 하강 신호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먼 회장은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적으면 0.25%포인트에서 많게는 0.5%포인트까지 인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패스트푸드업체 웬디스에서 3달러짜리 아침 메뉴를 팔고, 샤넬 등 명품회사 주가도 하락하는 등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도 ‘지금은 경기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고 한 사람들이 2008년 이후 큰 손실을 봤다”며 “경기 둔화 속도도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발표자로 나선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하이먼 회장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월가의 승자”라면서도 “비관적인 사람에게는 비관적인 지표만 보인다”며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 2.8%, 내년 2.2%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질소득 증가에 따른 안정적인 수요와 노동 공급 확대를 미국 경제 성장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2021년 9%에 달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로 떨어지면서 실질소득이 늘어났고 수요도 탄탄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었던 사람들이 일터로 돌아오고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노동시장도 정상화됐다”고 진단했다. 4월 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0.2%로 3월(0.7%)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가 고금리에도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는 것과 관련해선 “노랜딩(무착륙)이란 전망까지 있지만 랜딩 자체가 없을 것이란 말은 아니다”며 “연착륙으로 예상할 만한 상황”이라고 했다.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을 제외한 주요 10개국(G10)이 올해 하반기 일제히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강한 인플레이션이 점차 제자리를 찾으면서 세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있다”며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과 중남미 국가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에 들어갔고, 예상보다 금리 인하가 늦은 Fed도 오는 9월께 처음으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중국 경제는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제조업 회복과 정책 지원 효과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5%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출생률 하락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장기적으로는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고금리정책 2년 만에 경기하강 신호
하이먼 회장은 “사무실에서 콘퍼런스가 열리는 호텔까지 20여 분간 걸어오면서도 경기가 나빠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최고재무책임자(CFO) 설문조사 지수 하락과 구인·이직보고서(JOLTS) 등 경기지표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경기에 민감한 물류·유통회사 CFO의 경기체감지수는 49로, 경기 위축의 기준점인 50을 밑돌고 있다”며 “테크기업의 경기 기대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8.7로 4월(49.2)보다 하락하는 등 경기가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4월 구인 건수는 전달보다 3.5%(29만6000건) 줄어든 805만9000건에 그쳤다. 2021년 2월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40만 건)에 못 미쳤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강력한 고금리 정책을 이어간 지 2년여 만에 경기지표에서 하강 신호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먼 회장은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적으면 0.25%포인트에서 많게는 0.5%포인트까지 인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패스트푸드업체 웬디스에서 3달러짜리 아침 메뉴를 팔고, 샤넬 등 명품회사 주가도 하락하는 등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도 ‘지금은 경기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고 한 사람들이 2008년 이후 큰 손실을 봤다”며 “경기 둔화 속도도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잡히고 소비여력 탄탄
뒤이어 발표자로 나선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하이먼 회장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월가의 승자”라면서도 “비관적인 사람에게는 비관적인 지표만 보인다”며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 2.8%, 내년 2.2%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질소득 증가에 따른 안정적인 수요와 노동 공급 확대를 미국 경제 성장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2021년 9%에 달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로 떨어지면서 실질소득이 늘어났고 수요도 탄탄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었던 사람들이 일터로 돌아오고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노동시장도 정상화됐다”고 진단했다. 4월 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0.2%로 3월(0.7%)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가 고금리에도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는 것과 관련해선 “노랜딩(무착륙)이란 전망까지 있지만 랜딩 자체가 없을 것이란 말은 아니다”며 “연착륙으로 예상할 만한 상황”이라고 했다.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을 제외한 주요 10개국(G10)이 올해 하반기 일제히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강한 인플레이션이 점차 제자리를 찾으면서 세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있다”며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과 중남미 국가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에 들어갔고, 예상보다 금리 인하가 늦은 Fed도 오는 9월께 처음으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중국 경제는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제조업 회복과 정책 지원 효과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5%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출생률 하락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장기적으로는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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